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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Jun 03. 2021

[서평] 소심해도 괜찮아

대담하게 세상을 살아가며 성공하는 글쓰기 비법 46가지 비밀과외



소심해도 괜찮아 : 대담하게 세상을 살아가며 성공하는 글쓰기 비법 46가지 비밀과외


소심한 주인공 30세 나소심씨가 뛰어난 입담과 글쓰기로 성공적인 직장 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비법을 책 한 권에 담았다.

사회심리학, 인지신경학, 행동경제학. 

최근 우리 주변에서 자주 듣게 되는 학문의 이름이다.

물론 다가서기 쉽지 않은 애매모호한 의미는 파악하기 만만치 않다.


물건 하나 구매할 때도 우리를 유혹하는 마케터들 카피와 상품 배치, 나를 대하는 점원들의 태도는 고도의 전략을 통해 구축된 하나의 치밀한 전략운영이다. 우리는 어리숙할 수록 사지 않아도 될 물건을 사고 혼자 즐겁다.

입장을 바꿔 본다면, 구매의사가 없는 고객에게도 상품을 판매해야하는데 말 우물쭈물하고 제대로 설명도 못한다면 사려고 했던 고객마저 경쟁사에 빼앗긴다.


에이, 나는 말을 잘 못해서.

솔직히 글을 잘 못써요.

천성이 수줍어서... 

소.소.소심한 성.격ㅇ  ㅣ 라   ㅅ  ㅓ ....


핑계는 거짓말이고 게으름이다.

세상에 많은 책들과 구루들은 소심한 마음을 극복하고 누구든 달변가와 글쟁이로 바꿀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한다. 부족한 약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뚝 솟을 자격이 없어진다.


"소심해도 괜찮다"며 다독이는 책 표지에 떡하니 써 있는 46가지 문장의 기술을 뚫어져라 응시해보자.

자신감이 생겼거나 호기심이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바로 시작하자. 

시작은 오로지 의욕을 가진 자의 몫이다.

-부담 없이 주장할 수 있는 문장의 기술

-물건이 팔리는 문장의 기술

-생각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의 기술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는 문장의 기술

-알아서 납득하게 만드는 문장의 기술

총 5가지 챕터로 상황에 맞는 대응비법을 저자가 알려준다. 비밀과외를 듣는다는 설레임으로 페이지를 넘겨보자.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비법들을 정리해 보았다.


영업할 때 여러가지 제약이 있지만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은 내가 팔고자 하는 상품의 단점이 뚜렷한 경우이다.

심지어 경쟁사 제품보다 확연히 밀리는 구석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이런 단점이 있음에도 구매하라고 설득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본인 스스로가 납득을 못하는데 어떻게 고객에게 적극적인 어필을 할 수 있겠는가.

책에서는 단점을 장점과 연관시켜 어필하면 오히려 긍정적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쉽지는 않다.

과거에 비해 상품에 대한 장단점을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아무리 솔직하게 이야기하더라도 마이너스 요소임은 분명하다.

다만 음식점이나 서비스 분야는 상대적으로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기회를 살려볼 수 있다.


"좁은 가게지만, 그만큼 편안한 분위기입니다."


좁은 가게는 분명 불편하지만,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난다거나 음식점의 핵심 포인트인 맛이 정말 뛰어나다면 규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팔고자하는 대상에 따라 단점을 어떻게 커버해야할지 많은 고민과 고객의 심리를 파악하는 전처리 작업이 중요하다.


바로 이어 등장하는 “시즐워드”를 활용하는 방법은 식당을 운영할 경우에 적극적으로 활용 할 만하다.

뉴욕의 일식집에서 새로운 메뉴로 명란을 제공하였는데 직역으로 메뉴명을 정했다. 'Cod Roe (대구알)'.

미국인들에게 익숙하지 않는 재료다 보니 인기도 없고 혹평을 받는 상황이 되버렸는데, 같은 음식의 이름만 시즐워드로 바꿔며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된다.

새로운 이름은 바로 "하카타 스파이시 캐비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캐비어를 활용하여 고객의 구미를 자극하였고, 스파이시라는 단어가 이미지를 표현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새로운 메뉴가 안 팔린다고 고민만 할 때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장사기법을 활용하여 위기를 히트로 살린 사례였다.

회의 주관자가 될 때 곤란스러운 경우는 꼭 참석해야하는 사람이 아예 오지 않거나 어설픈 부하직원을 보내는 경우다.

신속한 의사결정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하는데 머리수가 모자라면 해답을 찾기도 어렵고 참석한 사람들조차 안 와도 됐었네 후회하는 결과로 귀결된다. 그 다음 회의 참석률은 생각만해도 아찔한 상황.

이럴 때 불참의사를 확실히 표현하도록 유도하면 참가율은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 불참에 사인을 하면 웬지 찜찜해지는 느낌을 압박하는 방안이다.


자, 아래 하나를 선택하시오.

ㅁ 반나절 강아지들과 즐겁게 노는 이벤트에 참가합니다.

ㅁ 반나절 강아지들과 즐겁게 노는 이벤트에 참가하지 않습니다.


설득을 위한 사례를 살펴보자.

한번쯤 들어봤을 사례가 등장한다. 기부금을 모집할 때, 전체적인 상황을 알려주는 경우와 특정인의 스토리를 들려주는 사례이다.  

예를들어 

A. 이디오피아에 심각한 기근이 발생하였습니다. 

B. 이디오피아의 로키아라는 소녀는 영양실조 상태입니다. 


이렇게 제시할 경우, 우리는 이미 한 사람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가 기부금의 액수를 높인다는 결과가 나오리라는 예측을 감각적으로 하게 된다.

한 가지 재미난 점은 두 가지를 동시에 듣게 되는 경우에는 특정인에 대한 스토리를 들려준 경우보다 결과가 나쁜데, 이는 앞의 설명한 통계를 비롯한 전체적인 내용을 이미 피설문자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중 일부인 한사람의 이야기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은 이성적이면서도 감성적이기에 이런 어정쩡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반증이다.

이 케이스는 "신원을 아는 피해자 효과 (Identifiable victim effect)"라는 용어가 붙어있다.


문장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비법이 궁금한가?

어떤 방법을 문장에 섞는 순간 독자는 마법에 홀린 듯 흥미를 읽지 않고 책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된다.


대체 어떤 수를 쓰면 끝까지 읽는 독자를 가질 수 있게 될까?

정답은 바로 '수수께끼를 섞어버린다.'.


지금 위의 단락도 이 기법을 어설프게나마 응용해보았다.

사람은 궁금증을 유발시키면 여러가지 해답을 찾느라 머리를 쓰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다음 문장으로 계속 눈길을 주게 된다.

이런 법칙을 발견하고 잘 활용한 사람은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치알디니.

그는 일반인 대상으로 책을 쓸 때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방법을 찾기 위해 잘 읽히지 않는 과학책 저자들이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들여 다 보았는데 한 천문학자가 쓴 책 서두에서 수수께끼를 풀게 된다.


"인간이 태양계에서 가장 장관인 통성의 고리를 설명할 수 있을까? 토성의 고리는 유사한 것조차 없이 유일하다. 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이처럼 계속 질문을 스무고개를 풀이하듯 던지다 보니 독자는 혼자만의 대답을 고민해보며 정답이 밝혀질 때까지 흥미를 잃지 않게 된다.


선입견을 바꾸는 일은 이봐 그냥 빨리 포기하는게 나아.라고 옆에서 누가 충고를 해주기를 바래야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홍역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MMR 백신을 미국 부모들이 부작용을 우려하여 주저하는 현실은 많은 소아과 의사들의 골치덩어리였다. 아무리 데이터를 들이밀어도 해롭다는 선입견은 바꿀 수 없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기법은 공통목표 효과이다.

완고하게 자신의 생각을 믿는 사람에게 반대의 의견을 백날 이야기해야 봐야 먹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측면에서 공통적인 관심을 일으킬 만한 요소를 도출해서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MMR 백신 사례에서 의사들이 부모들을 설득한 문장은 이렇다.


"아이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드리지 마세요."


재미있는 실험을 하나 더 소개하자면, 두그룹이 서로의 시급을 모르고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살짝 상대방의 정보를 공개했다.


A그룹 40센트

B그룹 80센트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A그룹의 생산성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같은 일을 하는데도 급여차가 두배나 벌어져있으니 의욕이 생길 리 만무하다. 이에 반해 B그룹의 생산성은 동일하다. A보다 더 받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A그룹의 급여이 낮기 때문에 관심이 없어진 셈이다.

사람의 심리라는게 이처럼 묘하다. 잘 일 하다가도 다른 이와 비교되기 시작하면 숫자에 촉각을 세우는 법이다.

어떻게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46가지 문장의 기술은 내용을 보면 이해하기 쉽지만 막상 실생활에서 자신이 써낸 글을 읽어보면 의외로 지키기 어렵다는 결론을 날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설득력있게 글을 쓰고 말한다는 일이 그만큼 어렵고, 이와 반대로 능숙한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돌아오는 법이다.


이 책의 장점은 우리가 평상시 한번 들어봤을 법한 심리실험들을 논리의 증거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단순하게 이런 규칙이 있다고 설명하고 끝나는 방식이 아니라 기술의 원천을 실제로 연구된 실험결과를 통해 증명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아진다. 이 역시 독자에게 신뢰와 설득을 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심리실험은 다양한 도서에서 주제로 다루고 있고, 미묘한 한 끝 차이라도 사람의 반응이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는 상황을 증명한다.

문장을 쓸 때, 혼자만의 만족을 위해 쓰는 경우라면 이런 기술들을 활용할 이유 없겠지만, 우리는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설득하며 내 주장을 전파하기 위해 글을 쓰고 말을 한다.

말 한 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 기술을 책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면 결코 놓쳐서는 안될 기회다. 가볍게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삶의 지혜를 체득하는 즐거운 책 읽기가 될 수 있는 이 책 좋아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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