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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Jun 30. 2021

[서평] 데모테크가 온다

고령화 미래 산업, 위기에서 기회를 잡는 기업들은 누구인가.

데모테크가 온다 : 고령화 미래 산업, 위기에서 기회를 잡는 기업들은 누구인가.

2014년 뜨겁던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후배와 오사카 한적한 변두리에서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있다.

손 짓 발 짓 섞어가며 간신히 찾아갔던 곳은 실버용품 전문샵.

신규 사업개발을 위해 설정한 방향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용품시장이었다.

휠체어나 침대 등 어르신들의 불편한 몸을 케어하기 위한 시장은 국내에도 존재했지만 아무래도 우리보다 더 빠른 고령화 시대를 맞은 일본은 어떤 개념과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새로운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지 현장에서 보고 싶었다.


전세계 인구구조의 가장 큰 화두는 고령화다. 

이는 곧 세상을 그야말로 완전하게 바꿀 수 있는 기술적 혁신은 고령화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할 수밖에 없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인구 Demography와 기술 Technology의 합성어인 "데모테크 DemoTech"의 탄생이다.

고령화는 향후 50년 이상 지속될 트랜드이며, 그 이후의 세상은 이 시기를 어떻게 인류가 이끌어갔는가에 달려 있는 선택지 많은 미래이다.

4차 산업혁명은 변화의 흐름을 가속화시켰고, 코로나로 우리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거대한 인류 경제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태풍의 눈으로 우리를 덮쳐올 메가 트랜드는 기회 or 위기의 선택지를 강요한다.


세계가 은퇴한다. 하지만 감당할 수 있을까? - 앨런 그린스펀


인구의 고령화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가 늙어가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앞섰던 일본, 인구 대국의 고민인 중국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고령화는 인류에게 피할 수 없는 인구통계학적 리스크이다.

베이비부머 세대 이후 시니어 세대에 속속 편입되는 인구는 의료의 발전과 환경의 질적인 개선으로 생명 연장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개인주의의 확산과 소득의 양극화의 결과는 결혼과 출산이라는 당연시되던 가족구조의 해체와 독립적인 1인가구의 독립이 확대되었다.

치솟는 양육비용은 그나마 결혼에 성공한 커플들에게 아이 없는 가족구조에 대해 고민을 하게 만들고 만다.


명실상부 가장 빠른 고령화의 길로 들어선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해결할 방법은 이미 없다는 결론이 난 것 같고, 적은 인구로 강력한 국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과 이민을 통해 머릿수를 채우는 대안 마련이 급한 상황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우리나라의 위기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투자적인 측면의 대안 두가지는 먼저 대외적으로 인구 구조가 젊고 성장하는 나라의 부가가치를 얻는 방법을 제시한다. 고령자들이 축척한 자본을 해외의 잠재력 있는 국가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대내적인 혁신으로 생산력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지금까지 해왔던 설비, 기계 중심의 투자방향이 기술혁신으로 방향성을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6대 트랜드에 대해 책은 깊이 파고들어가며 개발의 현장을 알려주며, 투자적인 측면에서 ETF 현황까지 소개해주고 있다.

다양하게 각 국가와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풀어나가는지 살펴볼 기회인 동시에 투자처로서의 매력과 주목받는 기업들의 개략적인 상황을 더듬어볼 수 있는 기회하고 생각한다.

고령사회 테마에 투자하는 글로벌X 에이징 파퓰레이션 상장지수펀드 Global X Aging Population ETF가 2016년 5월 상장 이후 연 20%의 수익률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고령화 시장의 가능성과 역동성을 동시에 인지할 수 있는 상징적인 현상 아닐까?


1.바이오테크

의료산업이 고령화시대에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상황은 당연하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과거에는 발병 이후의 관리와 회복을 중심으로 의료현장이 움직였다면 앞으로는 예방과 관리 비중이 더욱 커지게 되며, 이와 관련된 기술과 장비산업이 주목을 받게 된다.

퇴행성 관절치료 사례가 소개되는데, 일본에서 줄기세포 치료로 걷기도 어려웠던 환자가 골프 라운딩을 할 정도로 호전되는 놀라운 상황을 보여준다. 물론 치료비가 무려 1억 5천만원이나 필요한 일반인에게는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시간이 흘러갈 수록 의료비용은 하락하며 보편화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노인인구가 늘어날 수록 의료비용 부감이 커지기 때문에 국가보조정책이 후퇴하고, 일부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정책으로 선회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선제적 기술혁신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디지틀 헬스케어

3년 정도 스마트 와치로 하루의 걸음 수, 심박수, 스트레스 지수 등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기본적인 신체활동을 체크하고 있다.

혈압이나 당뇨측정이 탑재되는 일도 시간문제라고 하니 웨어러블 디바이스 하나로 건강관리의 진화는 하루가 다르게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구글이 핏빗을 인수하고 아마존이 헤븐이라는 헬스케어 회사를 설립하는 계획이 다 있는 셈이다.

비대면 의료행위가 아직 불가능하고, 의료민영화라는 위험한 변수도 존재하지만 생체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시키거나 개별적인 헬스케어 프로그램에 접목하는 일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되어 인간의 무병장수에 대한 기대를 더욱 확대시키리라 믿는다.


3.뷰티사업

안티에이징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중요한 젊게 살기의 대표주자이며, 지금까지의 화장품 업계가 끌고 왔던 산업의 플레이어가 디지털화되고 기술혁신의 수혜를 입는 새로운 방향성으로 진화해 나가리라 기대한다.

패션 역시 세대를 초월한 현상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별도의 시니어 시장이 발전해 나가기 보다는 일반시장 내에서 시니어 계층과 매칭되는 상품이 인기를 끌며 별도의 영역을 소규모의 다중구조로 구축하리라는 예상이 된다.


4.메타버스 : VR을 통한 정신적 치료나 육체적 재활운동 등이 가능한 영역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데이터의 축적에 따라 더욱 정교하게 성능이 확장될 수 있다.


5.로보틱스 : 이동과 생활을 보조하는 로봇부터 펫로보나 수술로봇 등 가장 기대되는 분야이며, 활발한 투자 유도가 필요한 고비용 산업구조이다.


6.클라우드 컴퓨팅 :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고령화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게 현재보다 더 큰 활용성이 기대된다.


글 앞머리에 소개했던 일본 실버용품 샵은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사실 상품구조가 변한 게 별로 없다.

왜 그럴까?

예전에는 시니어들을 위한 시장이 별도로 존재하고 전용 샵이 활성화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시니어들이라고 유별난 상품을 원하지도 않았고 기존 시장의 일부로서 소비를 하고 있었다. 실버라는 명칭이 붙은 상품은 오히려 피하고자 했다.

다수의 일본 광고시장에서 실버와 시니어라는 명칭이 들어가거나 타겟팅이 드러나는 캠페인들은 모두 실패했다.

누가 늙은이를 위한 상품을 사려고 하겠느냐는 소비자의 목소리였다.


투자적인 관점에서 조언이 책의 마무리 단계에 등장한다. 


1. 부동산과 예금에서 혁신 기업 투자로 이동한다.

2.국내 자산에서 글로벌 자산으로 넓힌다.

3.ETF와 리츠를 활용하여 분산한다.

4.혁신투자와 현금흐름의 바벨 형태로 자산 배분을 한다.

5.자산 운용 기간을 단기에서 장기로 이동한다.


산업의 트랜드에 맞는 투자는 개인적인 부의 축적에도 필요하지만 국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본의 마련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앞서 살펴본 데모테크의 미래는 누가 보더라도 밝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난의 연속된 행군이 될 것이다.

많은 가능성을 가진 기업들이 충분한 투자 환경 속에서 고령화 사회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제 몫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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