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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Oct 04. 2021

[서평] 골목의 약탈자들

자영업 창업자하기 전 반드시 읽어야 할 사기예방법

골목의 약탈자들 : 자영업 창업자하기 전 반드시 읽어야 할 사기예방법


"위드 코로나 "라는 말이 자주 언론을 통해 등장하며 이제 우리는 기나긴 코로나 시대를 마감하고 바이러스와 함께 일상생활을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증권이나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이 시기에 커다랗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었지만 일부의 시장일 뿐, 국민들의 상당수는 경제적 사회적 궁핍 속에 불안한 하루를 연장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의 충격은 IMF나 글로벌 경제위기 수준 이상이다.

아예 손님 자체가 뚝 끊기는 것도 모자라 영업자체가 통제되다 보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고 임대료만 꼬박 꼬박 내야하는 어려움에 절망을 느꼈다.

그리고, 많은 숫자가 빠져나갔고 다시 새로운 이들이 빈 공간을 채우게 된다.


골목의 약탈자는 한겨레를 통해서도 몇 번 접한 적이 있는 "창업 컨설팅 업체"들의 불법적인 영업에 대해 파헤치고 선량한 자영업자들이 잘못된 꼬임에 넘어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안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많은 초보 자영업자들이 급박하게 영업에 내몰리다 보니 앞 뒤 제대로 보지 못하고 제한적인 정보로 인해 망설임과 무모함에 혼란스러울 때, "컨설팅"이란 그럴듯한 이름으로 접근하는 브로커들의 충격적인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우선 이 책을 읽다 보면 에이 이건 과장된 거겠지? 라고 의문을 품을 독자들에게 귀띔을 한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들은 거의 대부분 사실이다.

나 역시 이 책에 등장하는 업체 담당자들과 미팅을 가져본 적도 있고, 일을 맡긴 적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브로커들이 사기에 가까운 일탈행위를 한다고 몰아붙일 수는 없겠지만, 업계의 표준이라는 게 있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피해자를 양산하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다.

특히 특수상권의 푸드코트에 새로운 브랜드에 여러가지 프랜차이즈가 들어가는 형태라던가 신도시에 병원과 약국의 부적절한 공생관계, 그리고 권리금 누르기를 통해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두둑한 수수료를 떼는 내용들은 간접적으로 목격한 장면이기도 하다.


커뮤니티의 창업 관련 게시판을 보면 지금도 1억이 있는데 프랜차이즈를 할까요? 아님 무슨 창업을 할까요? 묻는 글들이 자주 올라오는데 한결 같은 대답은 이렇다. 


"오랫동안 고민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아르바이트라도 해당 사업군에서 경험을 쌓고나서 결정하라." 

"해당 영업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취업을 고민하라."

"프랜차이즈를 다 믿지 마라."

이 책에서도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많은 자영업 선배들의 조언이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당장 무엇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절박감과 압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화상태를 이미 넘어선 편의점과 스터디 카페가 지속적인 창폐업을 반복하는 이유도 진입하기 쉬운 문턱이라 급한 사람들이 덜컥 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상권분석도 할 줄 모르면서 무작정 컨설턴트나 프랜차이즈 본사 담당자의 말을 믿었다 가는 책에 소개된 배후 상권 없는 지역에 편의점을 냈다가 1년만에 폐업하게 된 사례를 당신이 경험할 수도 있다.


저자는 창업컨설팅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무려 "위장취업"까지 한다. 제대로 된 경력도 없는데 합격이 되어 회사를 찾아가보니 그럴싸한 사무실 분위기와는 달리 그야말로 프리랜서 개념에 급여도 실적 베이스의 체계였다. 그리고 상가를 매매하는 양측에서 밀당과 협잡을 통해 두둑한 수수료를 따내는 게 컨설팅이란 일의 실체였다. 보험회사 같은 실적 압박 시스템이지만 실제로는 고객을 속이고 달래서 거래의 실질적인 당사자들이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손해를 보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매매되는 상가는 위치나 경쟁력 어느 것 하나 똘똘한 물건은 없다고 봐야한다.


카페, 과일음료 프랜차이즈 등 7가지 피해사례를 읽다 보면 누구든지 잠깐만 한눈을 파면 코를 베이는 일이라는 것에 동감할 것이다.


유명 프랜차이즈는 창업비용이 많다 보니 신업태나 신규 업체의 유혹에 넘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요즘은 성공한 프랜차이즈들도 루머 하나에 흔들거리는 세상인데 이제 시작하는 작은 업체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일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소위 "특수점포" 역시 마찬가지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그나마 지금보다 형편이 나아지겠지만 과거와 같이 사람들이 몰리는 호황은 누리기 어려울 것이다. 온라인으로 시장확대가 되며 오프라인은 공실로 뒤덮인 특수상권도 많고, 실적이 안 좋으면 업체를 교체하려는 갑의 횡포도 피하기 어렵다.


권리금에 대한 부분은 그동안 좀 헷갈렸던 부분을 명확히 해주어 도움이 된다.

과거에는 어둠의 뒷거래 취급을 받았지만 그나마 지금은 어느 정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이 역시 비싸게 권리금을 내고 창업했지만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부족할 것이고, 새로 창업을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꽤나 부담되는 비용이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는 공실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쇼핑은 온라인으로 이미 넘어가 버렸고, 체험과 전시라는 대기업이나 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을 자영업자가 할 수도 없다.

더욱이 배달앱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횡포는 물론이고 이로 인한 비용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무서울 정도로 취업시장은 줄어들고 자영업 창업은 늘어나겠지만, 형태를 바꾼 컨설팅업체의 등장은 불가피하다.

사실 제대로 정부의 규제로 이들이 철퇴를 맞은 것도 없지 않은가?

아마 지금도 이런 약탈자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혹시 본인이 창업을 준비하거나 주변사람이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일독하기를 권해주기 바란다.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 책에 있는 모든 사례가 나 또는 이웃의 불행한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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