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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새 Oct 15. 2021

[서평] 물리지 않는 물리학

우주와 미시세계의 물리를 재미있게 시작하는 가장 쉬운 입문서

물리지 않는 물리학 : 우주와 미시세계의 물리를 재미있게 시작하는 가장 쉬운 입문서  

문과 출신인 나로서는 학창시절의 물리 과목은 공식에 맞춰 숫자를 집어넣는 따분한 과목으로 기피대상 과목으로 화학과 경합했다.

그럼에도 철모르던 시절, 과학자는 장래 희망이었고 많은 아이들은 장래희망 란에 직업으로서 써넣었지만 요즘은 10위권 뒤로 밀려난 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2020년 기준으로 초등학생 장래 희망 순위 3가지를 살펴보면: 운동선수, 교사, 크리에이터. 

어린 시절 소망하던 직업이 현실로 연결되는 경우가 적긴 하겠지만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의 멋진 모습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순위다.


어렸을 때만 해도 거대한 가정용 천체 망원경은 가격도 비싸고 부피가 어마어마해서 생일 선물로 사달라고 조르기도 어려운 존재였는데 요즘은 게임기 하나면 남자아이들의 희망목록은 차고도 남는다.

어른이 되어 망원경을 살 경제적 여유는 생겼지만 볼 장소가 없어졌다.

대도시에서는 별 보기 어렵지만 조금만 지방으로 내려가도 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별들이 장관을 이룬다. 몇 년 전 가족들과 제천 산기슭에서 바라보던 별들로 환하게 채워진 밤하늘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평상시 사회생활 하며 하늘 한번 쳐다보며 사는 게 이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쓴웃음을 짓게 된다.

현대물리학으로 넘어오면서 인간은 거대한 우주와 미시의 세계를 넘나들며 지구라는 표면 위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물리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학교에서 배운 뉴턴의 만유인력이 모든 세상에 적용되는 법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사실이다.

다층구조로 우리 세상은 엮여져 있고, 각 층마다 다른 물리법칙이 적용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양자역학에서 우리는 실험대상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

만유인력과 중력의 세계에서는 당연히 측정가능한 속성이 다른 층의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삶과 죽음이 중첩된 일반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도 발생한다.

관찰하는 즉시 피관찰물이 파괴되는 - 결코 관찰될 수 없는 세계는 처음 접했을 때 혼란을 가중시키기만 했다.


그나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특수상대성이론은 아주 오래전 일본책을 번역한 "4차원의 세계"라는 책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을 익힐 수 있어 그나마 머리속에 정립이 되었지만, 우주의 빅뱅과 팽창,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성간 물질과 암흑물질은 영화 장면에 나오던 진공의 공간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책의 내용처럼 머릿속을 뒤죽박죽 만들기도 한다.

현대물리학의 궁금증을 다른 과학책보다는 조금은 더 평이한 단어로 설명해주는 이 책은 그림 삽화가 인상적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4차원의 세계"라는 책에서 등장하는 삽화와도 유사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1963년도 출판된 책의 복간판이다.

그러다 보니 그 시대에 일본의 학생들에게 조금 더 알기 쉽고 접근하기 편하게 만든 유형이 닮아 있었다.

60년이 다 되가는 물리학 책이 눈부신 과학기술이 빛나는 21세기에 적합할까 라는 의문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일반적인 독자들이 현대물리학을 이해하기 까지는 이 시대까지 봐도 큰 무리는 없다.

이 책은 현대물리학에 대한 입문서 개념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면 이 책으로 기본을 쌓은 뒤 미치오 카쿠 교수의 "평행우주"를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조금 더 깊은 내용과 그 이후의 과학이론들이 등장한다. 

이 책 역시 출판한지 20여년이 되었지만, 그 이후의 이론들은 아직 가설 단계이거나 정립이 덜 된 부분인만큼 일반인들의 교양수준으로는 여기까지 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빅뱅의 순간.

태초에 빛이 생겨나고 별이 생겨나는 순간의 모습을 매우 쉽고 과학적으로 풀어놓은 문단이 인상적이다.

어떻게 보면 다른 물리학 이론들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작가들이 각색을 해 놓았고 한두번이라도 미리 접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바른 도서들에 비해 조금 더 쉽게 설명이 되고 불균형 하게 흩어진 수소원자들이 점차 만유인력을 갔게 되며 세력을 형성하고 핵융합이라는 과정을 통해 밝게 빛나는 존재가 되는지 복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진공에 대한 부분은 다른 책들에서 조금 덜 다루어진 주제이므로, 양이 많지 않고 이해도 쉽기 때문에 즐거운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우주상에 진짜 진공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좋으며 우리 주변의 모든 물질의 존재 자체가 진공상태이기도 하다는 이중성은 기회가 될 때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볼 대목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보여주었던 경이로운 블랙홀의 가상의 이미지가 실제 촬영한 블랙홀과 거의 흡사한 모양이라 놀랐던 기억이 난다.

단순히 우주의 별과 광년, 별의 일생, 태양의 탄생과 죽음 같은 주제에서 확장하여 빅뱅과 공간의 왜곡, 진공이나 양자역학의 세계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면 입문서를 통해 흥미를 가득 채우고 더 두꺼운 과학교양서로 탐험을 할 수 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물리학의 첫걸음으로 이 책을 권해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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