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막새 Oct 17. 2021

[서평]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글을 쓰는 것은 설득을 위한 사회적인 공감의 작업이라는 깨달음도 얻는 글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 글을 쓰는 것은 설득을 위한 사회적인 공감의 작업이라는 깨달음도 얻는 글쓰기 교과서


글을 쓴다는 건 자기만족을 위한 작업일까,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일까?

살아가면서 다양한 글을 작성하게 된다.

아침에 10분 늦게 지각한 사유서부터 시말서를 통해 중대한 실수에 대해 조금이라도 징계를 덜 받으려는 글을 쓴다.

때로는 진급을 위한 공적서를 쓰는 설레임이나 새롭게 기획한 멋진 아이디어를 상사들에게 선보이는 제안서에서 열정을 느낄 수도 있다.

자기 만족을 위한 글쓰기는 단순하게 일기장에나 적으라고 핀잔을 주며,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위한 글쓰기가 중요한 목적이자 이유라고 한다면 동감은 하겠지만, 내면의 자신을 설득하고 안정을 찾기 위한 글쓰기의 중요한 기능도 간과할 필요는 없다.

가만. 그러고 보면 사실 자신에게 쓰는 일기장도 또 다른 자아를 대상으로 하는 설득과 공감의 작업이라고 봐도 하는건지.


저자는 5년 가까이 뉴욕타임스의 Op-Ed의 편집장을 지냈다.

Op-Ed는 언론사의 가치나 사주 및 경영진, 편집부의 시각과 철학을 담은 사설페이지 맞은 편에 지면을 할애한 칼럼 페이지를 뜻하며, 여기에는 언론사와 다른 관점의 개인 논평 칼럼이 주로 실린다고 한다.

저자가 책의 제목을 "WRITEING TO PERSUADE"라고 한 이유는 타인과의 소통으로서 글쓰기를 더 강조한 부분이고 어떤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아울러 다른 견해들을 가진 스피커 또는 필자는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하고 공감해가며 서로의 주장을 통해 설득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나타낸다.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결국 앞서 살펴본대로 대다수의 글은 상대방에게 내 의사를 전달하고 공감하거나 설득하거나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의사를 나누자는 제스처에 기반한다.

그렇기에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맺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청자의 상태를 살피는 일이다.

상대방은 정치적으로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인물일 수도 있고, 나의 진급을 어떻게 든 막아보려는 사이 안 좋은 상사일 수도 있다. 때로는 적극적인 협력자나 나와 같이 일을 해보고 싶었던 사람일 수도 있다.

대상은 한 명일 수도 한개의 팀일 수도, 하나의 거대한 국가의 구성원 모두 일 수도 있다.

글 하나 쓰기 위해 상대방의 현재 상태와 기대치, 그리고 의식까지 고려한다는 일은 너무 가혹한 전제조건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거쳐 가야하는 첫 번째 관문이다.

청자의 의견을 경청하는데 도움이 되는 팁이 소개되는데 찬찬히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혀를 윗니에 바짝 붙여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한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집중하고 질문을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명제는 노트에 쓱 적어 넣을 정도로 유용한 조언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자신은 누구인지에 대한 명확함도 필요로 한다. 글쓰기의 든든한 뒤 배 역할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기본 수준 이상의 전문지식은 물론 글을 써 내려가는 이유도 분명해야 한다. 자신감이 있던 없던 권위를 가진 글을 써야 설득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내가 이 글을 쓸 자격이 있음을 청자에게 분명히 인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전하고 싶은 내용, 그리고 나만이 제시할 수 있는 제안을 꺼내 들고 설득의 기술이 시작된다.


스토리를 통해서 이야기와 설득의 단계를 밟아가는 과정은 그동안 여러 권 읽었던 스토리텔링 도서에서도 여러 번 느꼈다.

스토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헤쳐 나 가야하는 지에 대한 교훈을 주고 감동을 준다.

저자는 독자들은 숫자를 싫어하다는 이유를 불쑥 건내 준다.

많은 사람들이 숫자를 엘리트 계층과 연계시키기 때문에 거부감을 자신도 모르게 드러내며 이로 인해 통계수치를 믿으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다수는 팩트보다 일화나 스토리에 마음을 끌리게 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이 부분을 어떻게 든 머리속에 집어넣고 글을 써 내려가야 함은 당연하다.

워드 프로세스의 빈 페이지를 보고 있으면 글 쓰는 이의 마음은 공허해지고 머리속은 하얗게 변하며 얼굴은 노래진다.

점 하나 보이지 않는 공간에 무슨 이야기를 채워야 할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순간 어디론 가 숨어버리고, 하얗게 질린 얼굴이 반사된 화면 위에 커서 하나만 반짝인다.

충분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글을 다루기 시작해야 그나마 이 공황 같은 상황을 처음에 피할 수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한가지 중요한 교훈은 아이디어의 발상을 위한 다양한 방법보다 나만의 아이디어를 돋보이고 설득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생각으로 만들기 위해 기발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떠올리기 위해 해당 주제에 대한 기존의 입장들과 글들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었다.

그저 내 머리 속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잘 버무리면 글 쓰는데 문제가 없겠 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걷어차게 한다.

세상에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듯, 한가지 글쓰기 주제에 대해 이미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부여한 글쓰기를 뽐내고 있다는 당연한 현실을 직시해여 한다. 그 글에서 저자들은 어떤 주장들을 표현하고 있으며 나와 다른 부분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야 말로 독창성 있고 설득력 있는 글쓰기를 위한 기초조사의 영역이다. 놓치기 쉬운, 대다수 놓치는.


설득하는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원칙이 책 중에도 소개하고 뒷표지 날개에도 쓰여 있다.

사실 당연한 조건이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이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리를 해준 셈이다.

서술로 이루어지는 내용중 정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중간 중간 정리해주니 이런 부분은 잘 갈무리해서 평상시 활용하는 사람이야 말로 저자와 마음이 통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기고자의 글을 목적에 맞게 방향과 관점을 변화시켜 제시한 내용들도 약간 지루하지만 글쓰기의 방향성과 편집자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놀라움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글쓰기 교본이지만 사실 말하기 교본이기도하고 삶의 태도를 알려주는 자기계발서 이기도 하다.

책을 고를 때는 작법에 대한 - 논리적인 글쓰기에 대한 욕심으로 집어 들었지만, 삶을 살아가며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에 대한 원칙을 배울 수 있는 기회까지 얻을 수 있어 유용한 시간이었다.


조금은 색다른 - 그러나 설득과정과 공감과정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이해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서평] 물리지 않는 물리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