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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May 20. 2018

나카가와 리에코 <아이들은 모두 문제아>

곁에 두고싶은 육아서





지하철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해요 ^^





어느 순간부터 육아서는 참 안 읽게 되었는데
최근에 저처럼 육아서를 잘 안 읽는 친구가
이 책 <아이들은 모두 문제아>를 추천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제목부터 확 끌렸고요
내용은 정말 너무 좋았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8세 이하 아이를 둔 부모님들은
꼭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부모님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 듯해요.


작가인 나카가와 리에코는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17년간 근무하였고
베스트셀러 아동문학 작가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연세가 지긋하시고
일선에서도 물어난데다
이 책도 일본에서 출간된지는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책의 내용만큼은 여전히 너무나 유효합니다.


작가 본인이 한 아이의 엄마이자
어린이집 교사로서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아이를 기관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엄마들의
염려와 두려움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요...
그러한 이해와 공감이 글에 고스란히
녹아있어서 읽는내내
마음이 참 따뜻해지고 안심이 되고
나도 내 아이도 다 잘 하고 있고
이런 저런 문제들이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믿음이 생겨요


아이가 보이는 언행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문제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특징이고
또한 아이 본인의 개인적인 성격이나
기질일 뿐 문제는 아닌 거죠.


무엇보다 리에코 선생님은
아이들을 정말 너무나 사랑합니다
얼마나 사랑하는지 글에서 뚝뚝 묻어나요
....
뉴스에서 접하는 자극적인 어린이집 사건 사고
기사와 보도들 때문에
세상에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책임감있는
제대로 된 선생님들이 훨씬 많다는 걸
자꾸 잊게되는 게 사실입니다.
저도 아이를 얼집에 보낼 때 정말
걱정이 많았구요
이 책을 읽으면서 교사들에 대한 신뢰도
많이 회복되더군요.


글을 쓰는 입장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는데
참 명료하고 단순하며 읽기 쉬운 글인데
깊이가 있어요
평소에 쉽게 읽히는 글이 좋은 글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쉽게 읽히면서도 내용은 탄탄한 이런 글은
정말 쓰는 사람의 내공에 달린 것이란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책이에요.
그런 탓에 포스트잇을 엄청 붙이며 읽었네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하라고 아무리 응원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 일을 해내면 엄마가 정말 기뻐하실
거야."라는 한마디면 아이들은 온 힘을
다해 열심히 합니다.
... 아이가 기운이 없고 몸이 안 좋아 보
일 때 조용히 이렇게 물어봅니다.
"엄마 보고 싶어?"
만약 눈물을 글썽이며 "네."라며 고개
를 끄덕이면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먼저 열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고개를 옆으로 저으면 다행히 괜찮은
것입니다. 53p

대부분의 엄마들은 약속 시간보다 약간
일찍 도착했습니다. 현관을 지나 교실
곳곳에서 물건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
며 아이들의 흔적을 느꼈습니다.
...
엄마들은 다른 아이들의 수납함도 들여
다보며 흥미로워합니다.
모든 게 깔끔히 정리된 아이의 부모도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정돈된 게 아이답지 않아서입
니다. 그리고 어질러놓은 아이를 부러
워합니다. 엄마란 그런 존재입니다.
그러면서 엄마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위로합니다. 엄마들은 걱정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모두 "나만큼 말 잘
듣고 똑똑한 아이는 없다고! 내가 세상
에서 가장 멋진 아이야!"
라고 생각하니 걱정할 것은 정말 하나
도 없습니다. 56-57p

...아이와 바람직한 관계 맺는 법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를 무시하지 않고, 아이에게
무시당하지 않는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99p

아이는 스스로 갖고 태어난 상상력과
유머 감각, 지혜를 총동원해 인생의
난관을 하나하나 헤쳐나가게 됩니다. 점점 강해지고 현명해지며
마음이 넓어지고 유연해집니다.
그런 것이 아동문학의 묘미라는 걸
나이가 들어 깨닫게 되었습니다. 148p

정말로 걱정이 되는 건,
"저는 이런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요."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 앞에서 하
는 엄마입니다. 정말로 이런 엄마가 존
재합니다. 엄마에게 이런 말을 들은 아
이의 기분은 어떨지 부디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가진
공통적인 걱정은 이런 무자비한 엄마의
잘못된 한마디로 아이들이 받을 상처입니다. 158p








마지막 인용구를 옮겨서 적다보니
기분이 언잖아졌어요
그런 말을 하는 엄마들의 아이들도
그런 엄마가 자기 엄마인게 유감일테죠
....


아무튼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이 책에 나오는 조언들은 상당히 현실적이에요  
그렇지만 구구절절 세세한 상황별
맞춤팁을 주지는 않아요
그래서 더 좋았어요
왜냐면 애를 키워보니
모든 애들에게 적용되는 세세한 팁따윈
존재할 수가 없더군요
왜냐면 세상엔 단 한 명도 같은 인간이
없으니까요
심지어 쌍둥이도.


큰 틀만 이해하고 간다면
나머지는 그냥 그 엄마의 방식대로
하는 것이고,
그 엄마가 일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 위에 인용한 무자비한 엄마 같은 사람이 아닌)
분명히 애를 잘 키우고 있다고
그러니까 엄마인 자신을 의심하지 말라고
이 책은 토닥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곁에 두고
아이 때문에 심란해질 때마다
다시 읽어보려고 해요.
아무데나 펼쳐서 봐도 다 좋은,
단 한 문장도 버릴 것이 없는 책이에요.
어쩜 이렇게 불필요 한 말 같은 건
한마디도 하지 않으신지...
정말 단정한 성품이 글에서 느껴집니다.



추천합니다.
야마와키 유리코 작가의 그림도
너무 다정하고 예뻐요.





by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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