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by 이봄


D는 돈가스를 사주고 싶은 사람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돈가스집에 꼭 데려가고 싶었다.

드디어 오늘 D와 그 돈가스를 먹었는데

진심으로 맛있어해서 무척 뿌듯하고 기뻤다.

역시 광화문까지 나간 보람이 있다!

우리는 오늘 두번째로 만난 사이고,

단둘이 만난 건 처음인데 마치 10년은 알고 지낸 사이처럼

허심탄회하게 이야길 나누었다.

아주 오랜만에 막힘없이 ‘통’하는 대화를 나누니

기순환이 일어난듯이 마음에 힘이 솟았다.

말이 통하는 게 이렇게나 중한 일이었다.

최근 들어 내내 의기소침했던 마음이 활짝 개면서

의욕과 자신감이 생겼다.

왠지 다 잘 해낼 수 있을 거 같은 마음이 들었다.

그저 대화가 잘 통했을 뿐인데 용기가 생겼다.

놀라운 일이다.

진심으로 즐거웠다.

딱 알맞게 튀겨진 돈가스도 좋았다.

내가 아끼는 헤링본 자켓을 입을 정도로

쌀쌀해진 것도 좋았다.

좋았다. 다 좋았다.

오늘은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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