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북쪽길 29일차

Abadín ~ Vilalba

by 감뚱

Camino del Norte 823km Day-29

Abadín 아바딘 ~ Vilalba 빌랄바 : 19km, 획득고도 303m

북쪽길 29일차 램블러.jpg 북쪽길 29일차 램블러 기록

29일차는 비와 함께 시작되었다. 오늘 길은 거리가 짧은 편이라 여유를 가져본다.

마음에 드는 알베르게는 아침도 잘 준비되어 있었다.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할배들은 잠이 없는듯 하다. 아침부터 분주한 이태리 할배들과 아침을 같이 했다.사과 한알, 바나나 한개, 토스트 2장에 딸기잼 한개, 버터 한개, 커피 한잔을 알차게 먹고 비가 좀 그치기를 기다리다, 8시 쯤 출발했다.

살짝 밝아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랜턴의 도움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고, 무섭지도 않았다.

어제 묵은 순례자들은 오늘 대부분 빌랄바 까지 가는 것 같다. 서둘지 않는 것을 보면.

빌랄바에는 공립알베르게도 있고 사립 알베르게도 몇개 있어 딱히 예약을 하진 않았다. 공립알베르게는 저렴하니까...

20221006_073315.jpg 등산화 가지러 나왔다가 실내 풍경이 보여 한컷.

바르가 몇개 있지만 작은 동네인 아바딘 마을 중심부 주차장을 오른쪽으 통과하자 바로 흙길이면서 초지 사이의 숲같은 느낌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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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 그런지 9시가 훨씬 넘어서는 시간이 되었을 때야 길이 온전히 보인다. 오늘은 별 볼거리가 없는 날이다. 오로지 길에 집중한다.

매일이 힘들었음에도 오늘은 특별히 아침까지 잘 챙겨먹었음에도 유난히 힘이 없다.이런 날이 있다.

그래서 속도가 매우 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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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순례자들이 벌써 나를 추월해 간다. 갈리시아는 역시 물이 많다. 이 많은 물이 초록의 환경을 만드는 힘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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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평화로운 시골길과 풀뜯는 소들. 이 평화로워 보이는 소들도 밥상에 오르는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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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락가락 하다 그쳤지만 부유하는 이슬같은 작은 물먼지들이 날리고 바람도 시원하게 잘 불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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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는 아름다운 길이다. 길 자체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날이다. 이런 길, 저런 길 다양한 길들이 계속해서 순서를 바꿔가며 출연한다. 관람객은 나 혼자인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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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못 맞춘 사진들이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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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가 있는 마을 오 시스트랄과 그 길가의 잘생긴 어린 말이 날 쳐다본다. 잘생깄나? 니가 봐도?
P1132201.JPG 알베르게. 오픈 여부는 모르겠다.

가을느낌 물씬나는 길. 한국도 가을느낌이 나기 시작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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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떨어진 알밤이 예쁘다. 북쪽길에는 땅에 떨어진 밤을 많이 볼 수 있고 한자리에서만 한봉다리는 주워 담을 수 있지만 무겁고 귀찮고 느려지기 싫어서 안주웠다. 삶아 먹으면 참 맛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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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관리되고 있는 집 구경도 하고 갈리시아의 전형적인 오레오도 사진으로 만들어가며 천천히 길을 느끼며 걷는다. 갈리시아 오레오의 형태는 긴 직사각형 형태에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다. 먹을 곡식을 보관한다는 느낌보다, 내년에 심을 씨앗을 보관한다는 느낌정도가 든다.

P1132205.JPG 까미노 이정표 달린 아름다운 집

오래오의 구조는 쥐가 올라갈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특징이 또있다. 당연히 곡식을 보관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쥐가 오를 수 없도록 만들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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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름이 '뽄떼베야'인 곳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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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 밤도 널부러져 있는 길.밤은 주워 가도 뭐라하지 않지만 소를 가져가면 감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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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들은 초지에 널부러져 있고, 밤들은 길위에 널부러져 있다.

벽돌 대신 심겨진 나무가 길과 집의 경계를 아름답게 만들었다. 게다가 가을로 가는 시간에 맞춰 담쟁이 넝쿨들도 붉은 옷으로 갈아 있었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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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길을 걷다 만난 'Puente Viejo 늙은 다리' 앞에서 나무 조각을 깍아 파는 청년을 만남. 제법 실력이 있다. 5유로 주고 작은 까미노 조개 목걸이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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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런길 저런길 아름다운 길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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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막하는 소떼는 풀이 많은 초지로 방목지를 옮기는 소몰이 아저씨 부부의 인솔하에 얌전히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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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임을 다시 알려주기라도 하듯, 길 중간에 돌 십자가 조각상이 있는데 제법 공들여 만든 십자상이 눈길을 끈다. 성당이 있는 동네에 한개씩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십자가만 있는 경우도 있고 이렇게 한쪽에는 예수가,다른 한쪽에는 피에타상 비슷한 성모마리아가 조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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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런길 저런길 아름다운길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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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32238.JPG 도토리와 까미노 표지석

길 옆 초지 끝에 아름드리 나무곁에 만들어진 집이 아름답다.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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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택이 좀 있는 마을에 도착하는데 이름이 'Goiriz'고 작은 교회당 두개와 좀 큰 성당과 공동묘지가 있다. 이 곳에는 바르도 있었지만 그냥 공동묘지 앞 돌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고 한참이나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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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la de S. Roque e Fát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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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rexa de Santiago de Goiriz와 공동묘지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빌랄바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걸은지 얼마 안되어 좀 큰 도로를 만나고 잠시 후 빌랄바 소방서와 그 옆의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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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랄바의 공립 알베르게는 1시 오픈이고 난 2시가 좀 안된 시간에 들어왔는데 세번째 도착자인 것을 보니 다른 순례자들은 중심지에 있는 알베르게로 갔나보다.

상당히 규모가 큰 알베르게엔 관리인이 이미 접수중이었고 3층에 자리한 침실에 자리를 잡고 샤워,빨래를 하고 먹을것이 떨어진지라 중심부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간다. 갈리시아의 공립 알베르게들은 모두 부엌에 전자레인지만 있거나 핫플레이트 등이 추가로 있지만 다른 취사에 필요한 도구는 일절 없다.이렇게 하는 이유는 가능하면 지역 경제를 위해 음식을 사먹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옆에 있는 바르에 갔는데 식사는 안되는 시간이라 맥주만 한잔하고 멀리 떨어진 마을 중심부의 마트로 향했다. 근데 멀다... 쪼리 신고 왕복 3키로 넘게 걷는다. 이래서 다른 순례자들이 공립알베에 안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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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 돌아오니 알베르게엔 예닐곱의 다른 순례자들도 자리를 잡았다. 며칠만에 하비에르도 만났다.

같이 담배를 나눠 피우고 난 배가 고팠던지라 즉석식품으로 배를 채우는데 맛이 참... 뭐라고 해야할지. 그냥 먹을 만 했다. ㅋ

저녁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과자와 콜라와 귤을 먹으며 하루를 정리한다. 그런데 갑자기 자판에서 안먹는 키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버려야 하나? 무게도 줄일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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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으로 인스턴트 파스타를 데우고 캔 샐러드를 따고 먹다남은 콜라와 함께 한까 간단히 해결하고 일찍 침대에 누웠다.

20221006_192937.jpg 즉석식품. 곡식이 들어간 샐러드 캔과 인스턴트 파스타

오늘은 연초를 많이 피게되는 날이다. 날씨 좋고 시간많고 할일 없으니 담배를 더 자주 피우게 된다. ㅋ


[오늘의 지출]

알베르게 8유로

담배 5유로

장보기 15유로

알베르게 옆 바르에서 맥주 1.8유로

전부 3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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