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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Apr 30.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북쪽길 33일차

A Calle  ~ Monte do Gozo

Camino del Norte 823km Day-33

A Calle 아 까예 ~ Monte do Gozo 몬떼 도 고소 : 27km, 획득고도 565m

북쪽길 33일차 램블러 기록

33일차.

예보대로 비가 내린다.

잠시 망설이다 바로 출발.

우의를 입으면 덥다.

어제 저녁도 잘 먹고 아침에 시리얼바와 귤두개를 먹었는데 이상하게 또 몸에 기운이 없다.

어제 그제 걷기가 익숙해졌다고 생각 했는데, 맥이 풀린 느낌이다.

부슬비를 맞으며 천천히 걷는다.

살세다에 문연 식당이 있어 또르띠아 데 빠따따스와 라떼, 목이 메어 콜라 한캔 6.5유로. 또르띠아 데 빠따따스가 커서 충분한 한끼 식사로 충분해 보인다. 금방 구워서 촉촉 따뜻 맛나다. 

비가 내리므로 큰 카메라는 비닐로 포장하고 핸드폰으로만 찍는데, 하... 정말 질리지 않는 멋진 길이다. 


하난 올라가고 하난 내려간다.

같은 길에 다른 이정표. 잘보고 걷자. 

여기 있는건 그냥 직진. 하난 차도를 피해 진짜 잠깐 돌아가게 만든다.

가을냄새가 확 풍기는 아름다운 길이 이어진다. 큰 카메라로 찍어야 하는데 꺼내기도 귀찮다. 

2016년 보다 많아진 추모의 흔적들. 길을 걷다 길 위에서 길을 떠난 사람이 제법 많다. 이렇게 사망한 위치에 기념 할 만한 것들을 만들어 놓거나 한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 찾기도 귀찮다. ㅋ
열대 우림같은 분위

까미노 길에는 사람과 자전거가 함께.

말타고 가는 사람도 있다는데 한번도 못봤다.

오 페드로우소 초입의 체육관 벽 그림. "까미노 데 산티아고"

아들과 프랑스 길을 걸을 땐 이곳 오 페드로우소에서 하루 묵어갔었는데, 지금 보니 새롭고 낯설다.

오 페드로우소는 산티아고 공항 근처이기도 하고 길이 비행장을 반바퀴 돌아가는 모양이라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고 또 비행기 소리가 시끄럽기도 하다. 

초원의 맹수. 고냥이. 고놈 참 품종묘처럼 생겼네

공항근처마을의 집 다락방? 이층의 덧창이 아름답다. 

요기한지 얼마 안되지만 멋진 피자집이 생겼길래 잠시 들러서 생맥주 한잔. 덥지 않은 날씨라 서늘하다. 


면도하려고 면도기를 살까 했는데 10개 묶음 밖에 안팔아서 생략중이다. 
부쩍 사람이 많아진 순례길

사람이 많아지고 쉴곳도 많아진것 좋지만 오늘도 여러차례의 등산같은 오르막들을 여럿 오른다. 

산티아고를 알리는 표지석. 하지만 아직 한참 걸어야만 한다. 
Capela de Santa Lucía 종이 하나 없다. 원래 없던건지... 그렇진 않겠지. 쎄요를 찍을 수 있다.
사실 차도로 가도 되지만 원래의 도보길로 안내한다. 
Igrexa de San Paio de Sabugueira
종종 벽화를 볼 수 있는데 참 잘그려졌다. 대부분. 미술관련자가 그렸을 것 같다. 

드디어 10km 남았다는 표지석을 발견했다. 음 아직 멀었군.

산띠아고 데 꼼뽀스텔라를 얼마 남기지 않고 길에서 돌아가신 분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사이 여러명이 돌아가셨네. 천당에 가셨을까? 그런게 있다고 믿지 않지만 가셨길 바래본다. 

69세에 돌아가신 스페인 순례자를 친구들이 추모하면 만들어 놓은 추모 현판

언덕도 엄청 많은 길. 70세의 미국 할머니가 열심히 걷던 길. 그 할머니께서 내가 부르던 노래에 엄치척 해주던 길 ^^

방송국, 목재소 등등을 지나 드디어 '몬떼 도 고소'에 도착 마지막 언덕을 오르는데 날이 개고 있다. 

산띠아고 데 꼼뽀스텔라가 보이는 위치에 도착했다. 길의 왼쪽의 넓은 부지에는 레져 숙박단지가 구성되어있고 그 맨 윗쪽 건물을 알베르게로 사용하고 있었다. 밑에까지 내려가지 말고 맨 위의 첫번째 건물이 알베르게니 이곳으로 바로 갈것.

Capela de San Marcos 레저 숙박단지에 있는 경당
건물 안쪽이 알베르게

간판보고 알베르게 찾다가 헤매고 있는 다른 순례자와 함께 맨 윗건물물로 가보니 그곳이 알베르게다. 표지판 좀 잘 만들어 놓으면 어디 덧나나? 구글 지도에서의 알베르게 건물 위치는 완전히 반대쪽으로 잘못표시되어 있었다. 아래 그림을 참고.


현재의 알베르게 위치
알베르게 바로 뒤 언덕에서 시내쪽으로 바라본 풍경
산띠아고 데 꼼뽀스텔라 대성당의 종탑이 멀리 보인다. 

알베르게는 8인 1실 형태고 방이 상당히 많다.

알베르게 접수를 돕는 고냥이.이 놈도 품종묜가? 멋지게 생겼다.
알베르게. 맨 윗쪽에 있어 오르내리기 힘들다. 
일광욕 하는 캐나다 아저씨 ^^와 일몰

산띠아고 대성당 종탑 앞으로 빛이 내리고 있으니 왠지 신성해 보이는 느낌적 느낌. 몬떼 도 고소에 머물러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꼭 머물러 가길 권한다.  저녁을 못먹어서 주변 식당을 찾아보니 멀어서 레저단지에도 식당이 있어 내려가 봤는데 문연 곳이 없다. 할 수 없이 가지고 있던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털어 먹었다. 알베르게 침대에 누워있다가 담배피러 나왔는데 일몰... 잽싸게 언덕 위로 올라가 산띠아고 대성당앞으로 떨어지는 빛을 같이 담을 수 있었다. 

희년이 올해까지 연장되어 대성당 종탑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장엄해 보이는 일몰을 마무리하고 내일을 위해 또 쉬어야지.



[오늘의 지출]

아침 6.5

중간 라떼 1.4

중간 맥주 2

알베르게 8

18유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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