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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Jun 18.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3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까스띨블랑꼬 데 로스 아로요스 ~  알마덴  

사진으ㅠ픂로 적는은 순례기 : 기예나~까스띠요블랑꼬 데 로스  아로요스

은의길 3일차 램블러 기록

*Via del la Plata 은의 길 3일차 

  Castilblanco de los Arroyos ~ Almadén de la Plata

  까스띨블랑꼬 데 로스 아ㄹ로요스 ~ 알마덴 데 라 쁠라따

  운행거리 : 30km, 운행시간 : 9시간, 획득고도 664m


북쪽길 34일 걷고,세비야도 걸어서 관광하고, 은의 길 3일차 인데 걷는 건 여전히 힘들다. 배낭 무게가 오늘은 유난히 무겁다. 어제 충전도 잘 안되는  보조배터리는 알베르게에 두고와 몇백그람은 줄였는데 오늘 구간은 중간 마을이 없어 음료와 간식을 좀 넣었더니 더 그런듯한 느낌이다. 


오늘은 28km라고 해서 7시에 출발한다. 알베르게에 6명쯤 있었는데 나만 빠져나온다.

까스띨블랑꼬 데 로스 아르로요스의 아침 7시는 남자 중늙이들의 풍경이다. 문연 바르에 앉아 카페 콘레체 등을 마신다. 오늘은 일요일 새벽인데 말이다.

스페인의 7시는 완전 어둠이다. 마을 구간을 빠져나오면 랜턴 없이 길을 가기 어렵다. 그리고 무섭다.


휴대용 랜턴을 가장 밝은 상태로 켜고 도로 사진 한장.

길다란 마을을 빠져 나오면 아스팔트 포장의 차도를 따라 걷는다.

9시가 다 될 무렵 오른쪽 뒤에서 동이 터온다.

도로 양옆으로 상수리 나무가 심겨져 있는 농장들이 계속 이어진다.

오늘의 일출도 딱히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어제 먹은 음식이 딱히 품질이 좋지 않았는지 혹은 오랜만에 많이 먹어서인지 갑자기 신호가 또 온다. 

아스팔트 길 양옆에는 농장의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어 적당한 장소를 찾기 어려웠다. 

마침 도로와 철조망의 사이가 넓은 덤불이 있는 곳을 발견해 급히 해결한다. 

재밌는것은 내가 찾은 장소엔 이미 여러 사람의 흔적이 충분히 많았다. 

2시간 넘게 도로곁을 걸을 때 차량 만나기 힘들었는데, 볼일 후 길로 나오니 지역 경찰차가 한대 삥~하고 지나간다. 난 아무렇지도 않은듯 태연히 갈길을 간다. 

 

걷는 동안 해는 주로 내 뒤를 비춘다. 은의 길은 북쪽을 향해 가기 때문이다. 

거꾸로 남진하는 순례자는 해를 계속 정면으로 보고 걸어야 하기에 더 힘들듯 하다. 

도로 옆을 따라 걷는데 양 쪽 모두 도토리 나무가 심겨진 농장들이 이어지는데 그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안달루시아(스페인 남쪽 세비야 중심의 지방) 북쪽 근처에서부터 엑스뜨라마두라 지역은 '이베리코'로 유명한 돼지를 많이 키우는 지역이라고 하는데 아직 도토리 먹는 돼지를 발견하진 못했다. 몇킬로쯤 지나다보면 이렇게 농장 출입구를 볼 수 있다.

이런 아스팔트 길을 계속이어진다.

출발 이후 계속되는 아스팔트 길은 사람 지치게 한다. 발바닥도 계속 아프고.

상수리 나무에 도토리가 달려 있는데 한국에서 보던것과는 다르게 길고 뾰족하게 생긴 녀석들이고

나뭇잎 모양도 한국 도토리 나무와는 좀 많이 다른 모양이다. 

이어지는 아스팔트 길은 지속적인 오르막이었고 17km 쯤까지 와서야 개인 농장방향으로 길이 이어지며 아스팔트 길을 탈출한다.

 

자연 공원 안내 표시석을 만나고 조금 지나면 관리되고 있는 듯한 공원 표시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처음 보는 형태의 순례길 표시석. 출입문 안쪽에서 노란 화살표를  찾을 수 있다. 


도토리 나무 군락지. 나무 밑둥의 껍질을 벗겨내 뻘건 속살이 드러난 도토리 나무들

약간은 기괴해 보일 수도 있는 밑둥이 뻘건 도토리나무를 만나게 되는데, 도토리 나무의 껍질은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만드는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이곳에 도토리 나무의 껍질을 쌓아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잘려진 도토리 나무와 쌓여있는 도토리 나무 거죽
이게 바로 코르크. 참나무 종류의 나무 껍질이 주된 원료
나무 거죽이 벗겨겨 뻘겋게 보이는 도토리나무(참나무 속)

콜크가 도토리 나무 껍질로 주로 만들어진다 사실을 알게 되었다. 콜크 나무가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500여 종에 달하는 참나무속과 나무들에서 채취되는 코르크층으로 코르크 마개 등을 만든다고 한다. 


이 자연공원의 관리 동인것인지, 농장의 주택인지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관리동인듯 싶다. 


공원안에 주택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잔해가 있다. 

공원 지대를 한참 걸어 빠져 나오자 꽤 높아보이는 산(언덕)이 나타난다. 아오... 힘들어. 다와서 높은 언덕이라니...


솔방울로 만들어 놓은 화살표는 높은 산(언덕) 방향을 가르키고 있었다. 

말똥구리를 보다니...소똥구린가?


보기엔 야트막해 보이지만, 실제론 꽤 높았다. 

힘들게 오른 정상에는 전망대가 ... 전망대가 있을 이유가 있어 보인다. 주변 사방 팔방이 잘 내려다 보인다.

가파른 내리막 방향의 오늘의 목적지 알마덴이 보인다. 

크지 않은 동네지만 마을 중앙 공원엔 바르도 있고 슈퍼 마켓도 있는 동네다. 다만 일요일이라 슈퍼마켓은 문을 열지 않았다.

이건 염소인가? 양인가? 염소겠지. 이쁘다.
동네가 깨끗하다.

마을 안쪽의 바르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그렇지 못했다. 맥주 한잔 마시고 알베르게로 찾아들어갔다. 

알마덴의 알베르

걷는 내내 졸려서 혼났다.

내일은 오늘보다 길어서 걱정이긴 하다.

뭘 좀 해먹으려고 마트를 찾았으나 일요일 휴 무로 문연곳이 없다. 배도 고픈데... 

마을 성당 앞 레스따우란떼(레스토랑)에서 식사가 가능한지 물어보니 8시란다. 온김에 맥주나 한잔 더 먹으려고 맥주를 시켰는데 식사를 내준다. 간단히 어쩌구 하면서 후식 푸딩까지 내준다. 피망이 주재료고 참치 비슷한 생선 두조각이 들어 있다. 맛은 괜찮아서 잘 먹고 계산하는데 14유로. 헐 눈탱인가?

메뉴 델디아가 이런 시골에선 10유로 정돈데...

에잉 그래도 허기 달랬으니

알베르게는 꽤 큰 규모였지만 순례자는 대여섯 정도 였다.

코골이 대장 에밀리오 형 포함...



[오늘의 지출]

맥주 두잔 4유로(한잔은 중앙 공원 근처에서 한잔은 저녁 먹으러간 식당에서)

간단 식사 12유로

알베르게 10유로

모두 26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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