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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Jun 19.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4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알마덴 데 라 쁠라따 ~ 모네스테리오

*Via del la Plata 은의 길 4일차 

  Almadén de la Plata ~ Monesterio

  알마덴 데 라 쁠라따 ~ 모네스테리오

  운행거리 : 34km, 운행시간 : 10시간, 획득고도 787m, 최고점 791m




오늘은 오랜만에 표시거리 33km 아마 실거리는 35km를 넘기겠지... 지속적인 오르막인데 초반부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북쪽길처럼 펼쳐지면 곤란한데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4일차에 접어들어 안달루시아 지방을 뒤로하고 엑스트라마두라 지방으로 진입한다. 이베리코 돼지와 그 고기,부산물을 활용한 가공업에 발달한 지역이라고 한다. 


지난 밤은 순례길 시작한지 40여일만에 중간에 안깨고 쭉 잤다. 타이레놀 때문인가?

알마덴의 알베르게 큰방에서 코를 엄청 골아대는 에밀리오 형과 둘이서만 잤다. 6시 조금 안되 에밀리오도 움직여서 걍 불을 켰더니 엄지척!

7시 좀 안되어 먼저 출발.

마을 공동묘지를 지나야 하는데 완전 깜깜해서 랜턴 밝힌 곳만 보이는... 무섭긴 한데 동이 틀것이라서 그냥저냥. 그런데 선인장 농원인듯한 곳을 지나는데 사람 키보다 큰 선인장이 마치 괴물처럼 보인다. 진짜 무섭...


이제 사유지 농장길로 들어간다. 동물의 이동을 막는 커다란 철문을 통과한다. 랜턴빛에 동물이 보인다.


개가 무섭게 짖는 농장안의 농가를 지나 양,소,말을 만나며 철문을 몇번인가 여닫고 언덕을 오르니 어느덧 8시를 넘겨 코에서는 땀이 송송 솟아나고 머리뒤로는 동이 터온다. 


슈퍼맨이 나는 것 같은 구름. 느낌적 느낌...


내 다리가 롱다리가 되는 유일한 시간.


면도한지 40일이 훌쩍 넘어가는 시점이긴 하지만 어쨌든 못생깃...

계속되는 개인 농장 사이로 난 비포장 길을 걷는다. 나무라고는 도토리나무가 전부인듯 싶다. 

"순례자, 여기 있다(잠들다). 너의 엄마"

누군가 여기 근처서 길을 떠났나 보다. 아마도 그의 어머니가 비석을 세워 놓았지 싶다. 자식먼저 보낸 어머니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날씬한 염소들

이런 길을 계속 걷다 보면

가끔 주인과 산책 나온 개를 만나기도 하고 

작은 저수지를 만나기도 하고

스페인의 유명 축산물인 맛있다고 유명한 이베리코 돼지를 만나기도 한다. 

이베리코 돼지는 도토리를 주워 먹는 방목 시간에 따라 최고등급인 베요타 등급부터 아래로 3가지 등급이 더 있다.  

오늘은 계속 오르막을 많이 오른다.

땅에 주둥이를 처박고 도토리를 참 열심히도 주워 먹는다. 

가끔 이런 말떼를 만나기도 한다. 

상수리 나무 숲의 사이 길은 꽤 넓지만 비포장 도로이고, 농장을 관리하기 위한 4륜 구동형 차량 들이 가뭄에 콩나듯 지난다. 농장이 워낙 넓어 차가 없다면 관리를 못 할 듯 싶다. 

동네... 요기거리를 찾다 눈에 보이는 바르게 들어갔는데 먹을 것이 없어 그냥 콜라만 한잔.

13km쯤 걸었을 때 나타난 El Real de la Jara에서 간단히 요기를 한다. 처음 들른 바르엔 식사 대용 먹거리가 없어 콜라만 한잔 먹고, 다시 식당을 좀 찾아 나서 제법 큰 식당에 들어가 먹을것이 좀 필요하다고 했더니 하몽 보까디요 정도 가능하다고 해서 콜라와 함께.

이 보까디요는 제법 먹을 만 했다. 올리브유도 듬뿍 발라서 빵을 좀 부드럽게 만들어 콜라와 먹으면 나름 괜찮다.


Castillo de El Real de la Jara

마을을 빠져 나가는 길의 오른쪽에 꽤 큰성이 보인다. 

마을을 빠져 나오면 Castillo de las Torres라는 명칭의 유적이 또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면 이제 엑스뜨라마두라 지방으로 들어선다. 

나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항상 나를 앞질러 가는 에밀리오 형과 또 다른 스페인 순례자
약간 제주도 같은 느낌...

오늘의 목적지인 모네스테리오까지는 거의 20km를 더 가야하고, 중간에 바르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작은 동네라고 하기 뭐한 동네에 뜬금없는 그릴 레스토랑이 있어 잠시 콜라 한잔 하며 휴식. 마침 에밀리오 형도 이곳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 이 형은 맥주를 입에 달고 사는듯...

Ermita San Isidro
Antigua Ermita de San Isidro.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계속되는 언덕길...

아이유 고개도 아니고 다올라왔 싶으면 또 그위에 고개가 있길 여러차례. 힘들어 죽겠다. 진짜

예전에 백두대간 할 때 덕유산 못봉 빼봉 무명봉... 이런게 생각 났다. 

두번째 마을을 지나면 계속 오르막이다.

언덕 끝에는 전망대 처럼 공원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지고 있는 먹을 것들을 찾아 먹으며 잠시 쉬어 간다.

모네스테리오의 상징물. 하몽(돼지 다리 모양)...
모네스테리오는 이베리코 돼지 가공 식품으로 꽤 유명한듯. 커다란 돼지 가공품 판매장, 처리 공장등이 있다.


모네스테리오 알베르게
알베르게 테라스에서 담배한대 피우는 즐거움이 있었다.
수염이 걸리적 거려서 면도를 해야 했다. 

바로 옆의 마트에서 사온 맥주,귤,토마토,고기완자,즉석밥 비슷한것에 계란을 곁들인 볶음밥 비슷한것을 만들어 거하 먹었다. 만들었다기 보다는 섞었다라고 하는게... ^^



[오늘의 지출]

첫 콜라 1.3

두번째 콜라와 보카디요 6

세번째 콜라 2.3

장보기 12

알베르게 10


총 32유로 사용


그리고 1회용 면도기 10개 묶음을 사서 면도했다.

입주변에 걸리적 거려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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