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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Jun 21.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 길 5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모네스테리오 ~ 깔디야 데 로스 바ㄹ로스

*Via del la Plata 은의 길 5일 차 

  Monesterio ~ Calzadilla de los Barros

  모네스테리오 ~ 깔사디야 데 로스 바르로스

  운행거리 : 26.4km, 운행시간 : 7시간, 획득고도 328m, 최고점 785m

은의 길 5일 차 램블러 기록

새벽 1시쯤 또 깨서...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앱에서는 20km 코스를 추천하지만 알베르게 사정으로 인해 26km를 걸어야 한다.

모네스테리오 마을 끝 운동장을 끼고 좌회전하면 본격적으로 농장 사잇길이다. 게다가 깜깜하고.

랜턴을 켜고 한 시간 정도 걸으면 사위가 밝아오는 패턴의 반복. 비가 오지 않아 참으로 다행이다. 춥지도 않고.


진짜 깜깜하다... 랜턴이 없으면 못 걷는다. 아무것도 안 보여서.

동이 터 오는데 뭔가 극적인 장면은 없다. 그냥 하늘색이 조금 예쁘다고 생각될 뿐.

경로상의 동네는 아니고 멀리 상당히 큰 동네가 보인다. 

제주도 비슷한 느낌이 나는 흙길을 걷는다. 

이정표시석을 만났는데. 위에 양 대가리 뼈가 놓여있다. 

2016년 처음 프랑스길을 걸을 땐, 노란 화살표 말고는 다른 표식을 본 기억이 없는데, 이번 까미노에서는 우크라이나 국기처럼 보이는 색 표시가 까미노 알림과 같이 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표시도 특정한 길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로만 로드를 표시한다고 했었나?

제주도의 오름같은 모습
저 멀리, 나보다 늦게 출발해 나를 추월한 순례자가 보인다. 
종종 만날 수 있는

저 멀리 Fuente de Cantos라는 동네가 보인다. 모네스테리오에서 약 20km 지점.

시골 동네 치고는 제법 컸고, 성당 앞 바르에서 잠시 간신 타임을 가졌다. 

바르에서 요기를 위해 요기 거리가 있는지 물어보니 진열된 4가지 음식과 보카디요만 된다고 해서 감자와 돼지 간처럼 보이는 요리를 시켰다. 돼지간이 맞았고 먹을만했다.

돼지 간?류의 부속물을 이용해 양념해서 볶은 음식. 감자튀김과 같이 담아 내준다. 늘 만들어 놓고 간식이나 술안주, 따빠스의 용도로 제공되는 듯하다. 꽤 먹을만했다. 

그론세 앱에서는 이곳에서 머물 것을 추천하지만 알베르게 문제로 다음 마을까지 걸어간다. 

밀밭이 엄청 넓다.

저 멀리 초대형 소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인적 드문 흙길을 계속 걷다 보니 깔사디야 데 로스 바르로스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마을에는 공립 알베르게가 있는데, 알베르게에 들어가기 전 시청에서 등록하고 열쇠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난 그것도 모르고 그냥 갔다. 마침 먼저 온 할머니 순례자가 있어 그냥 들어갔다.  

시립 알베르게에서 바라본 마을 모습.

새로 지은 커다란 단층 건물이었는데, 방이 두 개고 방에는 단층 침대가 놓여있었다. 이불도 있고.

먼저 씻고 요기를 하러 마을에 나갔는데 오픈한 하나의 바르에서는 아직 식사를 제공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요깃거리를 찾으니 보까디요 정도만 가능해서 맥주와 보까디요를 시켰다. 하몽 보까디요는 생각보다 맛났다. 빵도 바게트가 아닌 부드럽고 넓은 빵이어서 먹기 좋았다. 반만 먹고 반은 콜라 1캔과 함께 싸왔다.

제법 괜찮은 하몽으로 만든 보까디요.

 돌아와서 알베르게에 비치된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딱 한마디 나는 순례자다라고 하니 관리인이 저녁에 차를 몰고 와서 알베르게 비용을 받고, 세요를 찍어줬다. 

세탁기를 무료로 쓸 순 있지만 이전 순례자들이 두고 간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 스페인 젊은 친구 하나는 다른 마을로 가버렸다.


침대가 7개 있었는데 혼자 잤다. 

저녁노을이 희한하게 아름다웠다. 마치 강력한 서치라이트를 쏘아 올리는 것처럼.



[오늘의 지출]

푸엔테 데 깐토의 바르에서 콜라와 2가지 간식 4.7

깔사다야 데 로스 바로스 바르에서 보카디요와 맥주, 콜라 한 캔 7.8

알베르게 8 

 21유로... 완전 저렴하네


방금 순례자 한 명을 더 만났다. 외출했다 오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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