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뚱 Jun 25.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7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싸프라 ~ 비야프란까 데 로스 바ㄹ로스

*Via del la Plata 은의 길 7일차

  Calzadilla de los Barros ~ Zafra

  깔사디야 데 로스 바르로스 ~ 싸프라

  운행거리 : 21km, 운행시간 : 5시간 40분, 획득고도 274m, 최고점 669m

은의 길 7일 차. 램블러 기록

비가 내리는 7일차. 비를 좋아하긴 하지만 매일 같은 신발을 신고 걸어야 하는 이 길에서는 신발 젖고 빨래 말리기 좋지 않아 비 오는 날은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다. 하지만 그동안은 덥지도 않고 비도 안왔으니 그동안 운 좋았음을 다행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지. 앞으로 10일간은 비가 자주 내린다는 예보를 보고 약간 심란해진다. 빨래야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리면 되니까...


어제 잠시 돌아본 싸프라 시내 길을 따라 걷는다.

Parroquia de la Candelaria 성당의 조명 색이 참... 뭐랄까 다른 의미로 성스럽다고나 할까?
시내 중심부의 파라도르 호텔

7시가 지난 시간이지만 이미 해는 짧아진 듯하다. 8시 정도까지 계속 어둡다. 스페인의 파라도르 호텔들은 거의 옛 성, 성당 등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데 긴 순례길 기간 중 한 두 번 어가면 좋겠다 싶다. 물론, 동행이 있다면 말이지... 혼자서는 너무 아깝자너...ㅋ. 혼자라도 충전이 필요할 땐 하루쯤. 한화로 대략 10만원 내외면 이용할 수 있는 4성급 호텔.

Torre de San Francisco

도심을 빠져나와 외곽으로 나가는 길에 오래되어 보이는 성 프란시스꼬 탑이 서 있다. 원래는 양쪽으로 성곽이든 뭐든 연결되어 있었겠지.

성 프란시스꼬 탑을 지나면 한가한 시골길이 다시 시작된다.

서서히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4km 지점에서 가장 높은 곳을 오르고 지나게 된다. 정상에서 앞 방향의 시야가 완전히 터져 있어 앞으로 펼쳐지는 마을 풍경 등을 보며 잠시 숨을 고르기 좋다.

마을 중심에 보이는 성당은 Nuestra Señora de los Ángeles
Nuestra Señora de los Ángeles

성당 바로 옆 까페(Gastrobar Los Ángeles)에서 토스타다와 까페 꼰레체. 2.2유로라는 엄청 저렴한 가격인데 맛이 있다. 한 세트 더 먹을 걸 그랬나 보다.

2.2유로 세트. Gastrobar Los Ángeles

흰색 일색인 동네에 민트색 칠을 예쁘게 한 집이 눈에 확 들어온다.

야트막한 올리브 나무가 심긴 농장 사잇길을 하염없이 걷는다.

말의 갈기를 예쁘게 땄다. 주인이 낭만적인가 보다.

얘들은 뭔가 말도 아닌 것이 당나귀랑도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노샌가? 모르겠다.

올리브 열매가 꼭 대추같다.
농장 사이로 난 황톳길

전방 10km 안쪽엔 산도 없어 보인다. 시원한 시야지만 약간은 지루한 그저 광활한 평지다.

목적지 오른쪽 방향으로 길게 누운 산이 보인다.
올리브 나무 묘목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관을 꽂아놨다. 소나 양 들이 뜯어먹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농장 가운데 집이 있었나 보다. 그러다 도시로 집을 옮기고 차를 가지고 농사짓는 듯 이렇게 폐허가 돼 가는 집들이 종종 농장 사이에서 보인다.

이제 2km 정도 남았는데 비가 굵어져 바닥의 진흙이 신발 바닥에 두껍게 들러붙어 무겁게 만든다. 에잉!

그래도 비가 많이 내리지는 않아서 참 다행이다 싶다.

오늘의 목적지 입구에 도착했다. 그론세 맵에 소개된 알베르게 광고.하지만 난 왜 엉뚱한 마리나 뻰시온으로 간 것일까?

넓은 도로 옆의 라 마리나 뻰시온 겸 식당에 들어가 10유로의 메누 델 디아를 요청했다. 퍼스트는 계란 프라이와 감자, 세군도는 생선 튀김, 후식은 멜론 맛있게 먹었다.  

이곳에서 어제 만나지 못했던 에밀리오를 다시 만나 같은 방을 쓰기로 했다. 12유로에... 그러지 말걸.

에밀리오의 코 고는 소리와 편리하지 못한 방은 젖은 못 말릴 공간도 부족했고, 전반적으로 쫌 많이 부실했다.

내일은 40km 넘게 걸어 메리다에 가야 한다. 호텔 독방을 예약했기에 일찍 자고 새벽 일찍 출발하려고 한다.

에밀리오가 내 계획을 듣더니 불가능하다며, 날 설득하지만 난 이미 예약을 했다.

에밀리오의 계획표

에밀리오는 자기가 만든 계획표까지 보여주며 나의 메리다행을 만류했지만, 난 꼭 가기로 마음먹었다. ^^

대형마트에 장 보러 가서 간단하게 간식거리를 사서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축구 중계를 보는 에밀리오형... 아 시끄러 정말.



아침 2.2

점심 10

숙소 12(라 마리나 뻰시온은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른 곳을 찾아가세요 꼭!!!)

24.2 유로 사용

저녁을 먹을지는 ...


#산티아고 #산티아고순례길 #스페인도보여행 #스페인여행 #까미노데산티아고 #도보여행 #여행 #viadelaplata #은의길 #북쪽길 #프랑스길

작가의 이전글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6일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