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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Jul 03.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10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알후쎈 ~  알데아 델 까노

*Via del la Plata 은의 길 10일 차 

  Aljucén ~ Aldea del Cano

  알후쎈 ~ 알데아 델 까노

  운행거리 : 35km, 운행시간 : 9시간, 획득고도 412m, 최고점 516m

은의 길 10일 차. 램블러 기록

은의 길도 이제 10일 차가 되었다.

이번 도보여행의 목적은 건강이었는데 성과가 있으면 좋겠다. 살은 확실히 많이 빠지긴 한 것 같다.

오늘도 7시쯤 출발. 그런데 비가 내린다. 성가셔...

알후센 마을의 끝. 랜턴을 켜지 않으면 매우 어둡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약간 무섭지만 도로를 따라 걸을 땐 좀 덜하다.

9시가 넘어야 완전히 밝아진다. 비가 계속 날려 사람의 길에도 물길이 생겼다.


운동하는 동네 커

양같은 

인적 드문 길을 18km 정도 걸은 후에야 첫 번째 마을인 알쿠에스카르가 시야에 들어온다.

도토리나무 숲에 양 떼가 풀을 뜯는다. 돼지가 아니라 양이네...

좀 더 가까워진 알쿠에스카

마을 근처의 농장 양 떼가 날 바라본다. 짜식들...


마을 입구에 성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건물 모양이 예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요즘 건물처럼 생겼다.

마을을 통과하지 않고 초입을 스치듯 지나가는 길인데 입구 식당이 오픈했길래 들어가서 아점을 하기로 한다. 라이터를 잃어버려서 식당 종업원에게 라이터 하나 사서 식전 연초를 즐기고, 메뉴 델 디아를 간단하게 먹고 나왔다. 마을이 끝나가는 지점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찾으니 오 마이 갓... 카메라를 두고 왔다. 뛰듯이 되돌아가 테이블에 가보니 아직 치우지 않은 접시들이 놓인 식탁의 의자에 할부도 안 끝난 카메라가 놓여있다. 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비가 그치고 좋아진 날씨.

평화롭고 평화로운 그런 풍경이다.

casas de don antonio 까사스 데 돈 안토니오. 안토니오 씨의 집들이라는 뜻인 듯. 안토니오 집안이 일으킨 마을인가 보다.


마을 압구의 오래된 다리.Puente antiguo de Casas de Don Antonio.

맷돌(우리나라 연자방아쯤 되어 보이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마을을 지나면 다시 광활한 초지.

은의 길엔 이런 석주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로마 시대 만들어 놓은 거리를 표시하는 기둥이라고 한다. 몇 미터마다 세워졌는지는 찾아보질 않아서 모르겠는데, 자주 보이는 곳에서는 수백 미터마다 하나씩 세워져 있다.  

로만 로드의 거리 표시 석

로마 시대의 다리.Puente de Santiago de Bencáliz 원형이 유지되진 못했다고 한다.

다리 근처에 쉼터가 있어 잠시 앉아 핸드폰이 아닌 카메라로 셀카를 찍어 본다. 


전반적으로 좀 많이 탔고, 살이 빠져 목주름이 늘어났지만 배둘레 지방은 도대체 줄지가 않는군.
오늘 목적지가 된 알베아 델 까노의 알베르게 표시

안내판에는 300m라고 적혀 았지만 그 두 배 이상 되는 듯.


알베르게 열쇠를 받기 위해 알베르게 앞의 베가스 레스토랑에 들러야 했다. 여기서 체크인을 하고 6유로 지불. 열쇠를 받았는데 순례객은 나 혼자. 앤초비 타파스에 맥주 한잔 마시고 알베르게로 왔다.

먹을 것이 좀 있나 찾아봤지만 뭐 없다. 파리가 많아 알베르게에 있는 양을 뿌려서 좀 정리했다. 

방 2개에 작은 방은 아래 사진의 왼쪽 앞 창 뚫린 방으로 2층 침대가 2개 있고 끝에 방은 좀 더 많았다. 혼자자야하니 작은 방에서...

씻고 빨래 몇 개 하고 라면 한 개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대강 저녁 해결.

석양이 매우 화려해서 카메라를 챙겨 나갔는데 화려함이 순간 사라져 버렸다.

해가 떨어진 아홉 시가 넘어서도 나 혼자다. 아 씨... 혼자 자는 거 좀 적응 안 된다. 

에잉...그냥 자야겠다. 

내일은 어디까지 가야 하나 고민이다.


[오늘의 지출]

점심 11

맥주와 멸치 타파스 5.5

알베르게 6

23유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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