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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Jul 06.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11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알데아 델 까노 ~ 까사르 데 까세레스

*Via del la Plata 은의 길 11일 차 

  Aldea del Cano ~ Casar de Cáceres

  알데아 델 까노 ~ 까사르 데 까세레스

  운행거리 : 37km, 운행시간 : 11시간 30, 획득고도 576m, 최고점 556m

은의 길 11일 차, 램블러 기록

은의 길도 이제 열흘을 넘겼다. 잠을 푹 자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6시 반 넘어서 숙소를 나선다. 비가 온다.

카메라를 비닐봉지로 방수 처리한다. 귀찮다.

매우 어두운 길을 랜턴 빛에 의지해 걷는다. 

동이 트는 모습이 제법 멋져서 비닐봉지를 벗겨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길인지 모를 길을 걷는데 뭔가 비행장 같은 곳이 나타난다. 비행기는 한대도 보이지 않지만.

동쪽 하늘이 오렌지 빛이다. 

Puente Mocha.  그 옛날 세워진 로마다리 위에 14세기 경 다시? 추가로? 증축해서? 세웠다고 한다. 

VALDESALOR라는 동네 초입에 알베르게가 있다. 동네 바르에 들러 아침으로 간단하게 토스타다를 주문해 먹었다. 뭔 맛인지...

2.8유로짜리 조식으로 나쁘다고 하긴 어렵겠지. 

멀리 까세레스가 보인다. 상당히 큰 도시다. 

오늘 처음 만난 순례자. 

마을 초입에 대형 마트가 있어 간단히 먹을 만한 간식을 좀사고 시내 중심으로 이동하는 중 공사 중인 성당 유적지 앞에 바르가 있어 점심을 주문했다.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던 Ermita Espiritu Santo
10유로 메뉴 델 디아. 식전 빵을 받기 전에 치즈와 초리소가 곁들여진 타파스 한접시를 서비스 받는다.

CACERES 중심부는 대학과 종합병원이 있었고, 높이 보이는 언덕 위에 형성된 오래된 건물들이 보였는데, 이곳이 구도심이라고 한다. 

좀 힘들기도 해서 올라갈 엄두가 안 났는데, 화살표가 마을을 강제로 통과시킨다. 

우와 굉장히 운치 있는 도시다. 

고색창연한 골목 사이로 푸른 잎을 가진 넝쿨 식물과 화려하기 그지없는 꽃을 보니 마음이 설렌다. 

언덕 거의 올라와 만난 Palace los Golfines de Abajo 골피네스 데 아바호 궁전.

Palace los Golfines de Abajo

사람들이 들어가길래 구경할 수 있는지 눈인사를 슬며시 건넸는데 들어갈 수 없단다. 

그래도 와우! 멋지다. 

여기저기 바라보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결과물은 실물보다 못했지만.

어디 바르라도 들어가 커피라도 한잔 마시려고 했는데 만만해 보이는 바르가 눈에 띄질 않는다. ^^

이곳이라면 하루쯤 머무르며 천천히 걸으며 하루를 보낼만한 곳이라고 생각됐다.

다시 한번 꼭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 

투우 경기장인 듯

빨래하러 가는 아낙의 동상. 빨래하러 가는 아낙의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이상할 지경이다. 

머리에 빨래판을 이고 가는 모습이 옛날 할머니들의 그 모습이다. 

시내를 빠져나와 멀리 구도심을 바라본다.

도로옆의 편안한 길을 놔두고 굳이 야산 꼭대기로 사람을 올려 보낸다. 에고 힘들다. 

인적 없는 길을 한 10킬로 넘게 걸어 오늘 목적지인 Casar de Cáceres에 힘겹게 도착했다. 

마을 초입의 오스뗄 겸 바르에서 콜라 한잔 마시고 알베르게가 있는 곳까지 걷는데 마을이 왜 이렇게 긴 건지... Albergue Municipal de Casar de Cáceres 앞에 도착해 여행자 사무소에서 체크인하고 베갯잇과 매트리스 커버를 받아 숙소로 올라왔다. 숙소엔 대여섯의 순례객들이 있고 독특하게 화장실이 침대가 놓인 방안에 있어 일보는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었다. ㅋ

씻고 저녁을 위해 왔던 길을 되짚어 한참 걸어 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서 터덜 터덜 걷는 길이 뭐랄까 ... 좀 그랬다.  마트에서 사 온 라면, 맥주, 과일로 간단히 한 끼 때우고 내일을 위해 다시 일찍 침대에 눕는다.



[오늘의 지출]

아침 2.8

점심 10

중간 마트 4.7

알베르게 6

저녁마트 10.68

34유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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