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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Jul 07.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12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까사르 데 까세레스 ~ 까냐베랄

*Via del la Plata 은의 길 12일 차 

  Casar de Cáceres ~ Cañaveral

  까사르 데 까세레스 ~ 까냐베랄

  운행거리 : 34km, 운행시간 : 8시간 20분, 획득고도 461m, 최고점 471m

은의 길 12일 차, 램블러 기록

은의 길 12일 차도 나름 힘들었다. 33km 정도 걷는 동안 마을도 바르도 없는 외롭고 쓸쓸한 길이었다.

까사르 데 까세레스의 알베르게는 6유로로 저렴했지만 괜찮았다. 중간에 자꾸 잠을 깨는 것이 현재 나의 문제다. 덜 피곤해서 그런 건지...


정면의 2층이 알베르게이고 대각선의 관광 안내소에서 접수한다.

6시부터 부시럭 삐걱거리는 소음을 유발하며 짐을 쌌다. 다행히 같은 방의 할머니도 일어나서 준비 중 이시다.

7시 조금 못되어 출발.

알베르게 맞은편 건물의 조명. 사프라에서도 저런 조명을 성당에 밝혔던데 취향 참 독특하다.

요즘엔 9시가 돼야 해가 뜬다. 오늘 일출은 이게 전부다.

농장 사잇 길로만 약 20km 정도 이동을 했다.

사람은 보기 어렵고 양, 소, 말, 닭 그리고 싸가지 없이 사납게 짖는 개새끼들이 주인공이다.

살짝 드러난 바위를 볼 수 있는데 깊이가 얼마나 될지 가늠이 안된다. 그냥 저 밑은 전부 바위일지도.

초원 위에 덩그러니 놓인 빈 벤치가 외롭게 보였는데 마침 빛 내림이 약간 있어 언더 노출로 한컷.

바위 위의 저 노란 화살표가 없었다면 길 찾기 난감했을 듯.

로만 로드를 따라가는 길이라 그 옛날의 길 흔적이 가끔씩 나타나기도 한다. 


물 웅덩이 모습이 특이하다. 

양 떼들이 나타났는데 얼핏 천국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저 멀리 앞에 알베르게에서 같이 출발한 볼리비아 할머니가 걷는 모습이 보여 외로운 길에 외로움을 더한다. 

한우인 줄.

길에 소며 양들이 방목된 건 처음 본다. 보통 길을 사이로 경계담이나 철조망 안에서나 있었는데. 이렇다는 것은 이 길이 사유지 농장에 만들어진 길을 이용한단 것이겠지.

뭔지 모르겠는 옛날 건물의 흔적.

호세 마리아 오리올의 저수지(호수) Embalse de José María Oriol가 보인다. 다리를 두 번 건너야 허는데 그러기 위해선 차량 통행 뜸해서 차량이 씽씽 달리는 도로 옆을 걸어야 한다. 발바닥도 더욱 피곤해진다.

Embalse de José María Oriol
오른쪽 멀리 보이는 다리는 렌뻬가 달리는 교량. 하지만 기차는 한량도 보지 못했다.

호수 가운데 성이 있다. 옛날에는 육로 이동보다 이런 뱃길이 훨씬 편하고 안전했을 듯하다.

호수 안에 성이 한채 보이는데 이름이 Castillo de Alconétar o de Rocafrida o de Floripes이다.
이 성은 꽤 많은 사람들이 여름에 관광하러 많이 온다고 한다. 배도 타고 수영도 하는 듯.

호수를 왼쪽에 두고 다리를 두 번 건너는데 두 번째 다리 밑으로 흐르는 강의 이름은 rio de tagus 타구스 강이다. 

타구스 강을 건너 왼쪽 호수변으로 보트 클럽 같은 곳이 레스토랑과 같이 있는 것 같은데, 열지는 않은 듯했다. 오른쪽 언덕을 올라 까냐베랄 쪽을 바라보면 이런 풍경이 탁 하고 나타난다. 

까냐베랄 근처의 농장에서 양 떼를 또 만났는데, 새끼양이 꽤나 예쁘고 귀엽다. 

뭘 보냥... 양 첨 보냥?

산밑에 자리 잡은 까냐베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국기 닮은 로만 로드 표시와 산티아고 순례길 표시

마을 입구 집 창에서 고양이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알베르게에 첫 번째로 도착해 짐 정리, 샤워, 빨래하고 반지하 부엌공간 앞의 의자에 앉아 라면과 과일을 먹고 후식으로 맥주와 담배로 꿀 같은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풍경이 너무 좋다. 

Hostel Cañaveral에서 보는 풍경 무엇?

방의 창문을 통해 바라본 풍경 역시 너무 아름답지 않나? 하... 혼자 보기 아까웠다. 

잠시 쉬고 마트도 찾아보고 동네 한 바퀴 구경에 나선다. 

마을 중심부의 Iglesia de Santa Marina를 만났는데 석양빛이 비치어 오래되어 낡은 성당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성당 나무 앞 벤치에 앉아 군것질하며 석양을 즐긴다. 너무나 아름다운 순간이다. 

Iglesia de Santa Marina

알베르게 후면 1층의 모습.



[오늘의 지출]

알베르게 15유로

물 맥주 2.6유로

과자 등 6유로

대략 24유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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