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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뚱 Jul 09. 2023

88일 2060km 스페인
도보 순례길 은의길 13일차

사진으로 적는 순례기 : 까냐베랄 ~ 까르까보소

*Via del la Plata 은의 길 13일 차 

  Cañaveral ~ Carcaboso

  까냐베랄 ~ 까르까보소

  운행거리 : 39km, 운행시간 : 9시간 20분, 획득고도 572m, 최고점 555m

은의 길 13일 차, 램블러 기록

오늘도 해뜨기 전 출발했다.

알베르게에 머물렀던 3명의 순례객 중 제일 먼저다. 

간단하게 커피 한잔과 과일, 빵쪼가리 좀 입에 넣고 출발.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 이동하다가 큰 교차로 근처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사람이 없는 깜깜한 산길도 이젠 무덤덤하다. 

어제 다운 받아 놓은 유튜브 동영상을 틀어 놓고 소리만 들으며 걷는다. 


깜깜한 길에서 만나는 마을에서 떨어져 홀로 서있는 예전 예배당을 만났다. 예수를 만나러 오는 곳이지만 좀 으스스하다. ^^

Ermita de San Cristóbal

큰길에서 벗어나 한참을 숲 사잇길을 걷는다. 제법 가파른 언덕을 쭈욱 올라간다.

언덕 정상을 지나자 동터오는 하늘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내리막 길에 앞방향엔 제법 불빛이 보인다. 

큰길을 다시 만나 건넜는데 나이트클럽 사인보드를 단 건물이 나온다. 식당과 숙소를 겸하는 듯한데, 참 뜬금없는 장소다. 이런 데서 술 마시면 집엔 어떻게 가지? 음주 운전하고 가나?

나이트클럽을 지나자 다시 외로운 초원길이 이어진다. 

사람은 만나기 힘들지만 송아지랑 소는 좀 만났다. 물론 양도 가끔 본다.

송아지와 엄마소? 눈이 닮았나? 아... 털색이 같구나.

이런 길이 하염없이 이어진다. 

한참만에 힘겹게 걷고 있는 순례객 아줌마를 만났다. 다리가 불안 불안해 보이는데 정말 배낭은 내 것의 두 배쯤 무거워 보인다. 뭘 그렇게 바리바리 넣어 가지고 다니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 순례객은 아마도 그리말도에서 출발했나 보다. 중간에 그리말도로 안내하는데, 걸은 거리가 겨우 7km를 넘어선 곳이라 딱히 요기나 휴식이 필요한 건 아니라서 마을로 진입하지 않고 외곽 길로 계속 걸었다. 

멀리 마을이 보이는데 아마도 저곳이 갈리스테오인 듯하다. 보이지만 얼마나 먼지 알 수 없다. 생각보다 엄청 멀겠지.

아까부터 보이던 갈리스테오는 계속 같은 거리인듯하다. 아니 더 멀어진 것 같기도 하고.

벼락을 맞은 듯 나무 밑동이 타다 말았다. 

빗발이 좀 뿌리는가 싶더니만 금방 맑아진다. 

드디어 성읍 마을인 갈리스테오에 도착했다. 약 27km쯤 걸었다. 7시간 넘게 걸었다.

성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바르가 보이길래 꼼비나도 쁠라또를 주문했다. 12유로라니... 비싸...

맛은 보이는 그대로...

우리나라의 낙안읍성처럼 성안으로 도심이 이루어진 형태다. 방어를 위한 구조는 스페인 올드 타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태다. 

성곽 안 마을 모습은 빽빽하게 집들이 들어차 있고 골목이 복잡하다. 

성곽 안쪽 중심부엔 광장도 있고 식당 등의 상업 시설도 있다. 

성곽을 빠져나간다. 

성벽에는 주택이 애드온 되어 있는데, 스페인 건축의 기본인듯하다. 기존 건물에 붙여서 집짓기.

마을을 빠져나오면 헤르떼 강 rio jerte가 흐르고 있고 그 강을 가로지르는 로마 다리 Puente Romano가 놓여있다. 강을 건너면 도로 옆 길을 따라 걷게 만들어 놓았다. 차량이 많이 다니지는 않지만 좀 빨리 달려 위협감이 들기도 한다. 

Puente Romano

로마 다리 건너 다리와 galisteo 갈리스테오 성읍마을을 같이 담아봤다. 

을씨년스러운 날씨다. 간간히 빗방울이 뿌려진다. 

갈리스테오에서 한 시간 좀 넘게 걸어 Aldehuela del Jerte란 작은 마을에 이르러 벤치에 잠시 쉬어 간다. 콜라도 한 캔 마시면서.

목적지인 까르까보소에 도착할 즈음 비가 다시 내려 카메라를 넣기도 했고, 힘들어서 사진 찍기도 귀찮아 이후로 사진이 없네... 비싼 카메라를 사면 뭘 하나? 찍어야 의미가 있지. ㅋ

까르까보소도 도로양옆으로 길게 형성된 동네인데, 알베르게를 찾아가니 에밀리오 형이 뙇!!!

또 방을 같이 쓸 수밖에 없었다. 

아... 넘모 시끄럽다. 축구중계 싫어.

28유로짜리 오스뗄 독방에 갈 걸 그랬나 보다. 

숙면하길 글렀다. 

알베르게 이름이 Albergue Señora Elena로 주택의 2층을 알베르게로 제공하고 있었다. 

13유로면 그렇게 싼 것도 아니고...

씻고 마트 가서 간단하게 장보고 시원한 저녁 바람맞으며 담배도 좀 피우고.

바르엔 아저씨들이 많아서 무서워서 못 들어갔음.


알베르게 13

점심 12

저녁장보기 9

총 34유로... + 5유로(담배)... 담뱃값이 솔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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