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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동그란 Apr 21. 2022

끈기가 부족한 게 아니라 끊기를 잘하는 겁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끈기가 부족하다, 노오력을 안 한다."라고 말하는 인공치아가 시급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마치 동족 혐오와 같은 맥락인지 꼰대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주식에서 '손절'이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내가 구매한 금액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손해를 보면서 파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전 국민 대 잔치라는 말이 있듯이 일반인들의 주식 참여가 높아진 요즘 '손절'이라는 단어가 일상생활 곳곳에서 쓰인다.






 계속 현상유지를 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가지고 친구와의 사이를, 연인관계를 손절한다. 비단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회사를 손절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람인 설문 조사에 의하면  10명 중 3명은 입사한 지 5개월 이내 퇴사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하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12년의 교육과정 내내 조금이라도 더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옆 친구와 경쟁을 하고 명문대학 진학을 그에 따른 보상으로 얻어낸 세대이다. 좋은 대학만 나오면 끝날 줄 알았던 지긋지긋한 경쟁의 굴레가 취업시장까지 이어져서 사업기획서를 취준생들에게 요구하는 수준 높은 자소설과 1차, 2차, n차 면접까지 무수한 허들을 넘어야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당연히 개인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고 자신의 만족이 가장 중요해질 수밖에 없었다.

 아주 사소한 인간관계에서도 쌍방이 노력하지 않으면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없는데 취준생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 재직자는 변화에 맞춰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데 조직은 변화하지 않으려 한다면 근로관계 또한 지속될 수가 없다.


 




 모든 노력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크다. 노력해도 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더 이상 발전하지 않을 것 같은 조직의 모습은 '손절'이라는 카드를 꺼내게 만든다. 계속 남아 있으면 지금 보다 더 나쁜 상황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합리적인 인간이 내릴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판단이다. 


 나는 이러한 선택이 끈기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끊기를 잘한 것이다. 끈기에 노력이 필요하듯 담배 끊기, 나쁜 습관 끊기처럼 무언가를 끊어내기 위해서도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써야 한다. 네이버에 끊다를 쳐보면 백 미터를 11초에 끊는 선수와 같은 '목표지점을 통과하다'라는 뜻도 있다. 




 주변에서 끈기가 없다고, 노력이 없다고 할지언정 어떤 끊어냄은 새로운 목표점을 통과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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