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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두 향기 Sep 26. 2024

카페에서 바리스타보다 더 높은게 있어요


주방에서 셰프보다 더 높은게 있어요. 재료죠.

요즘 대 인기중인 흑백요리사의 최현석 셰프님이 하신 말씀이다. 참 감명깊게 들었던 대사인데

문득 카페에서는 바리스타, 더 나아가서 사장보다 더 높게,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최현석 셰프님처럼 한 분야에서 대가라고 불릴 수 없는 낮은 경험치라 뭐라 콕집어서 말할 순 없지만 두가지 정도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대답은 '하나는 원두 다른 하나는 머신의 세팅값'

3년 정도밖에 안되는 미약한 경험으로라도 생각해봤을 때는 한국인들의 대부분은 커피의 산미를 별로 안좋아한다. 우리 카페로 예를 들면 7:3 정도? 좀 과장 보태면 9:1까지도 되는 것 같다.


제일 좋은건 산미를 내는 원두와, 스모키함을 내는 원두 두 가지를 준비해 손님의 요구대로 커피를 뽑아드리는 거지만 이 준비에 상당히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주방 공간도 넓어야하고..


최대한의 합의점은 원두 하나로 모두가 부담없고 맛있게 드셔주실 수 있는 커피를 만들어야하는데

첫번째는 원두의 선택, 여러 브랜드의 원두들의 샘플을 받고 직접 먹어봐서 정해야한다.

여기서 머신의 동일한 세팅을 유지한채 원두를 고르는 게 아니라 여러가지 조정을 하면서 커피를 먹어봐야 한다. 본인의 경우에는 한 원두 샘플당 머신 세팅을 조정하며 '최소' 10잔의 커피를 내리면서 이 원두가 낼 수 있는 상위급 맛을 찾는다. 이 상위급의 맛을 비교하고 한가지의 원두를 정한다.

만약 네가지 샘플의 원두를 받아왔다면 최소 40잔을 맛봐가며 원두를 최종결정한다.


원두의 선택이 끝난 다음에는 커피 머신과 그라인더의 세밀한 조정이 필요한데. 앞의 과정에서 원두의 10점 만점의 7점의 맛을 찾아냈다면 이 조정 과정에서 최소 9점의 맛을 찾아내야한다. 원두가 갈리는 두께 0.01mm가 달라져도 커피 맛은 달라지고, 커피 한잔에 들어가는 원두 1g만 달라져도 맛이 달라진다.


그리고 머신기의 커피를 내리는 온도와 에스프레소 원액 1ml에 따라도 맛이 달라진다...;;

이 두가지 [원두, 세팅]을 위의 과정을 통해 선별해두면 일을 배운지 하루밖에 안된 알바생이 와서 커피를 내려도 어느정도 맛있는 커피가 나온다.(당연한 말이지만 손님이 드실 커피는 최대한의 경력자가 만든다)


내가 생각하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보다 중요한게 있다'라는 것에 대한 대답은

[원두와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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