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더 다정하지 못할까?

다시 배우는 다정한 말

by 감격

상처가 되는 말투


아이에게, 남편에게 가끔은 나조차 놀랄 만큼 차가운 말을 내뱉는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나는 늘 나 자신에게 그런 말투로 말해왔다.


"왜 이 정도도 못해?" "이렇게 해야 맞지"

매번 스스로를 지적하고, 자책하며 혼내는 방식으로

나에게 다그치는 말투에 익숙해졌고, 그 말투는 습관이 되어 있었다.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하다 보니, 가장 아끼는 사람들에게조차 그 말투가 반복되었다.

'잘되길 바래서', '도움이 되라고' 했던 말들이 상처를 주고 후회로 돌아왔다.


왜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날카로워지는 걸까?

결국 내가 나 자신에게 가장 익숙해진 방식을 깨야한다는 뜻이었다.




나를 지켜 온 방식


나는 아들 없는 집의 K장녀다.

어릴 때부터 '알아서 해야 할 일'이 많았고, 부탁하기보다 혼자 처리하는 게 더 편했다.

기대기보다는 버티는 쪽이 더 많았고, "괜찮아"라는 말은 기본 값이었다.

혼자 감정을 삭이고 조용히 책임지는 것이 익숙한 내 삶의 방식이었다.


사회에 나가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조금 이른 나이에 관리자가 되었고, 그만큼 더 철저해야 한다고 느꼈다.

"괜히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더 정확하게 말해야 해"

그렇게 감정보다 이성을 택했고, 애매한 말보다 명확한 판단과 정리하는 언어를 쓰는데 익숙해졌다.


그 말투는 분명 한동안 나를 보호해 줬다.

책임을 다하고, 실수를 줄이며, 신뢰를 쌓는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투는 다가가기 어려운 나를 만들었다.

더 이상 나를 지켜주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들과 나 사이에 거리를 만드는 벽이 되었다.



다정한 말은 왜 어려운가


가족과의 소통에는 설명보다 온도가 필요하다.

논리보다 마음을 다독이는 말, 조언보다 기댈 수 있는 말이 더 돈독하게 만든다.

그러나 나는 그 언어에 서툴렀고, 걱정과 해결책이 먼저 튀어나와 감정은 늘 뒤로 밀렸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 전이(Emotional Spillover)라고 부른다.

밖에서 눌러왔던 피로나 스트레스가,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관계 안에서 터져 나오는 현상이다.


"왜 그렇게 날카롭게 말했을까?"하고 자책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그 안에 숨은 서운함, 외로움, 인정받고 싶은 다양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는 첫걸음이다.


나 역시, 내 말투 속에는 늘 말하지 못한 감정들이 숨어 있었다.

"왜 나만 이렇게 애써야 해?"

"내 마음은 누가 돌봐줄까?"라는 말이 속에서 맴돌았고

이를 표현하는 대신, 날을 세웠다.

결국 그 모든 감정은 "나를 좀 알아봐 줘"라는 오래된 목소리였을지 모른다.




변해야 하는 엄마의 말투


말은 습관이고, 습관은 오래된 생존 방식의 결과다.

그 방식은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지만 진작에 바뀌어야 할 방식이었다.

더 이상 나만 버티는 것이 아닌 가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기에.


그래서 나는 매일 작고 느리지만 확실한 연습을 하고 있다.

이미 내가 변화를 마음먹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 날카로워지는 내 말투를 느끼면 숨을 크게 쉬어 심호흡을 한다.

- "왜 또 그렇게 해!"대신 "어떤 점이 힘들었어?"라고 물어본다.

- "그럴 줄 알았어" 대신 "해보려고 애썼구나"라고 말해본다.

-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괜찮아, 수고했어"라는 말을 건넨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작고 반복적인 시도는

나와 사람들 사이에 세워졌던 벽을 허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모든 변화는 결국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하니까.



다정하기로 선택한 애쓰는 마음


다정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바뀌겠다는 뜻이 아니다.

내 말투를 알아차리고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전달하려고 애쓴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 애씀은 내 말의 방향을 바꾸고, 관계의 분위기를 바꾸며,

결국 나 자신까지도 변화시킨다.


세상에 완벽한 다정함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다정해지고 싶은 마음을 품는 것은 언제든 내 안에서부터 가능하다.


오늘도 나는 다시 마음먹는다.


"오늘은 한 번 더 다정해야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아"


이 다정함이 어쩌면,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한 이기심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 나는 조금 더 다정하기로, 그렇게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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