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으로 만끽하는 감사
사용하지 않는 페이스북 알람이 조용히 울렸다.
2011년, 오래전 내가 남긴 문장 하나가 불씨처럼 되살아 났다.
"모든 것에 감사하기.
절대 나는 나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문장을 한참 바라보았다.
짧은 문장일 뿐인데, 마음 깊은 곳이 따뜻하게 일렁였다.
마치 오래전 봉인해 둔 나의 일기장이 스스로 펼쳐지는 듯했다.
시간이 흘러 사라진 줄 알았던 문장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그 말은 다시 내 안에서 작은 불꽃이 되어 피어올랐다.
잠시 꺼진 듯 보였을 뿐,
감사의 불씨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감사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00일이 넘었다.
이제 와 다시 생각해 보니,
감사를 잊고 있던 그 시기에도 그 불씨는 내 안에 살아있었다.
나는 그 사실이 고마웠다.
미숙하고 느리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더 무너지지 않았다.
예전의 나는 감사를 감정의 문제로 여겼다.
좋은 일이 있어야만 가능한 반응, 혹은 현실의 눈을 가리는 위로의 언어 정도로.
하지만 감사에 대한 다양한 책들을 통해 감사를 접했다.
여러 연구에서 10주간 감사 일기를 쓴 사람들의 수면의 질이 향상되고
불안과 우울이 감소했으며, 삶의 만족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밝혔다.
그때 나는 감사를 대하는 관점을 바꿨다.
무언가 받았기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내려두고,
만약, ~이 없었더라면을 생각하니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감사가 보였다.
물론 하루의 한 번의 감사로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바꾼다.
그리고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그 시선의 변화다.
예전 같았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뭐가 달라졌어?" 스스로를 비웃고, 성장 없는 나를 탓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감사했다.
잠시 잊었지만 완전히 놓지 않았던 나에게.
그럼에도 나를 살리려 애썼던 내 마음에게, 그 순간, 나는 비로소 알았다.
감사는 '잘 살아서 하는 말'이 아니라, '살기 위해 붙드는 말'이라는 것을.
인생은 우리를 무너뜨리며 가르친다.
그리고 감사는 그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불씨를 일으키는 가장 조용한 연금술이다.
나는 여전히 느리고, 여전히 미숙하다. 하지만 그 느림 속에서도 나를 놓지 않았다는 것.
그 사실 하나로 충분히 감사하다.
감사는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나를 살리는 연습이다.
우리는 감사함을 매일 조금씩 잊고, 그럼에도 다시 기억해 낸다.
감사의 불씨는 그렇게 우리의 마음을 데워간다.
감사는 완벽한 삶이 아니라,
'살아있는 나'를 증명하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