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잉볼이 알려준 평온의 순간
싱잉볼 테라피 다녀왔다.
아이의 선생님께서 보낸 알림장을 보고 충동적으로 신청했다.
선착순에 들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눌렀다.
그렇게 결과를 며칠을 기다렸고,
선정되었다는 뜻밖의 안내문자가 마치 오래전부터 예정된 약속 처럼 느껴졌다.
도착한 곳엔 유쾌하고 적극적인 분들이 함께였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같은 이유로 모인 사람들 사이엔 묘한 동질감이 흘렀다.
며칠간 흔들리던 마음을 차분히 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게 다녀온 이유였다.
싱잉볼은 전부터 명상 선생님들을 통해 접해왔지만,
이렇게 내 손으로 직접 울려보는 건 처음이었다.
해머로 싱잉볼을 울리자, 낮고 깊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스틱으로 싱잉볼을 가장자리를 돌리자 또 다른 진동이 퍼졌다.
그 울림은 귀뿐 아니라 손끝과 가슴으로 번졌다.
그렇게 한참을 싱잉볼에 채워둔 물의 파동을 보면서 빠져들었다.
소리라는 진동, 그 파동 속에서 나는 가만히 집중할 수 있었다.
중간중간 선생님의 말씀이 인상 깊었다.
"살아있는 것은 흔들린다"
정말 그렇다. 나무도 바람에 흔들리고, 물도 출렁이고,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흔들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멈춰있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의 심장이 뛰듯 진동이 있다.
"생각의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이 나다"
머릿속을 떠다니는 생각들,
그것들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을 바라보는 내가 진짜 나라는 것.
싱잉볼의 울림과 진동 속에서 나는 알아차리고 집중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가게 된 것이라 조금 고민했지만,
돌아오는 길의 마음은 평온했다.
그 마음으로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눈을 마주친 진순이.
출산을 앞둔 진돗개였다.
주인분 말씀으로는 사람을 좋아한다고는 하는데,
반대 방향으로는 꿈쩍도 안 하다가 나에게 조심히 다가왔다.
얌전히 인사한 진순이는 가만히 등을 내밀었다.
아마도 내 에너지가 정화된 상태여서 그랬을까,
곧 엄마가 될 진순이가 나의 평온함을 알아본 것일까.
나는 가만히 진순이의 등을 쓰다듬었고, 건강한 출산에 대한 축복을 보냈다.
가기 전과 다르게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근처에 있던 아이 만났다.
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의 손은 따뜻했고, 우리는 해지는 하늘을 함께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일정이 선물해 준 평온함이었다.
계획하지 않았기에 더 귀했던 시간,
흔들리던 마음이 잠시 쉬어갈 자리였다.
우리는 언제나 흔들린다. 그게 살아있다는 증거다.
중요한 건 그 흔들림 속에서도 나를 알아차리는 것.
싱잉볼의 울림처럼, 잠시 울렸다가 다시 고요해지는 것.
오늘의 나는 흔들리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조금 더 나를 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