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커밍
살갗에 닿는 겨울바람이 유독 매서웠던 날이다.
통장 잔고를 확인하다가 가슴이 탁 막혀버렸다.
분명 가족과 함께 머물 집도 있고,
오늘 먹을 식사도 충분한데,
'돈'이라는 숫자가 바닥나자
모든 것이 한순간에 불안으로 바뀌었다.
가슴 한편이 조이듯 불편해졌다.
여유롭고 싶으면서도,
여전히 숫자를 들여다봐야 하는 현실이 야속했다.
처음에는 늘 그래왔듯,
'내가 좀 더 제대로 벌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구인공고 사이트를 몇 번을 들락거렸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지원해주고 싶고,
감사한 분들께 선물도 넉넉하게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갑 안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몇 장 되지 않는 지폐가 전부라,
마음과 현실 간의 차이는 뚜렷하게 느껴졌다.
늘 돈은 나에게 고민이었다.
돈에 대한 인식부터 고치지 어려웠던 나였기에,
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자꾸 핑계를 댔다.
"이건 비싸니까 다음에 하자"
"이번 달은 좀 아껴야겠어"
당연한 말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체면이 구겨진 기분이었다.
"친구들은 해외여행도 자주 가는데
우리는 왜 안 가? 나도 가고 싶어!"
친구들이 자주 여행을 간다고는 들었지만
막상 아이의 말을 들으니
그 어떤 말도 쉬이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나는 정말 부족한가?'라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통장 잔고가 넉넉하지 않다고 해서
내 삶 자체가 결코 부족한 것은 아닐 텐데,
스스로 궁지에 몰아넣는 기분이었다.
남편은 늘 나에게 말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라며
늘 태연했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더 불안감이 치솟았다.
그리고,
'결핍 마인드셋'은 실제 상황보다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마음가짐'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던 말이 떠올랐다.
이후 나는 생각을 전환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의 공부를 돌봐주고,
집안일을 챙기며, 이미 가치를 더하고 있었다.
주말에 가족들과 나선 집 앞 공원을 산책하며
'무료'로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행복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 돈이 없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어느 날 남편과 아이들이 보드게임을 가지고
한참을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익숙한 공간,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었지만
"충분함" 그 자체였다.
돈이라는 숫자로만 나를 재단한 태도가 무색해졌다.
물론, 돈은 여전히 삶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이제는 부족함에 대한 불안으로
스스로를 옭아매기보다는
이미 갖고 있는 풍요에 더 자주 눈길을 주려고 한다.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안에
진짜 가치가 숨어 있었다는 것을
아주 조금이나마 실감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좀 더 현명한 지출을 해봐야겠다.
쉽지 않겠지만, 조금 더 현명해진다면
돈 앞에서도 당당해질 수 있지 않을까?
� 오늘의 비커밍 질문
지금 당장 '결핍'보다는 '이미 가진 것'에 집중한다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그 충분함을 스스로 확인하기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은 무엇일까?
✍️미니 저널링 가이드
오늘 하루, 돈을 쓰지 않고도 행복하거나 재미를 느낀 순간을 3가지 적어본다.
그리고 왜 그 순간이 즐거웠는지 구체적으로 적어보면서 '소소한 풍요'를 재발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