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커밍
"장모님께 전화드렸어?"
남편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지. 내일 해볼게"
며칠간 엄마 생각이 난다는
내 말이 신경 쓰인 모양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내 마음은 자꾸만 시끄러웠다.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런데 괜히 불안했고,
이상하게 자꾸만 엄마가 떠올랐다.
나는 무뚝뚝한 딸이다.
엄마로서도, 아내로서도,
애교 많거나 살가운 편은 아니다.
어릴 적부터 표현이 서툴렀고,
첫째라는 이유로 늘 '받는 쪽'에 서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그게 내 성격이 되어버렸다.
그런 내가 자꾸 마음이 쓰인다는 건,
'그냥 보러 다녀오자'는
내 안에서 또 다른 나의 말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연락했다.
"별일 없지? 주말에 갈 건데, 먹고 싶은 거 있어?"
기다리던 엄마는 먼저 마중까지 나와 계셨다.
오랜만에 찾은 딸을 나무라기는커녕
잘 왔다며 반겨줬다.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바람도 쐬고 회센터에 들러
엄마가 먹고 싶어 한 것들 구매했다.
저녁은 엄마가 미리 만들어둔 반찬과 함께
주꾸미 샤부샤부와 도다리 회로 차렸다.
배가 불러서 더 먹지 못하겠다며 웃는 엄마를 봤다.
그 안에는
"네가 와서 좋다"라는 말이 숨어 있었다.
돌아오는 길,
차 트렁크 한가득 엄마 손길이 실렸다.
냉이 무침을 맛나게 먹는 나를 보고
생으로, 무침으로, 건조 냉이는 물론
나에게 필요할 것은 다 찾아내 실어주었다.
그걸 받으면서도
고맙다, 미안하단 말보다
"왜 이렇게 많아"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결국 고생했다는 말만 남기고,
고맙다는 말은 카톡으로 전송하고 말았다.
왜 이렇게 엄마 앞에선
더 아이같이 서툴러질까.
엄마가 내게 주는 사랑 앞에서
참 무뚝뚝한 나를 보며 나와 내 아이를 떠올린다.
사랑을 주고, 또 받는 사람으로 자라길.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다.
엄마는 내가 말이 없고 표현이 서툴러도 챙겨주었다.
그 사랑이 쌓여 나는 지금,
조금씩 내 방식대로 엄마에게 다가가고 있다.
물론
애교 많은 이모의 딸들 얘기는 여전히 부럽다.
그래도 딸은 역시 딸인가 보다.
다음 달에 또 온다는 말에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다.
서툴지만 엄마는 내 마음을 분명 알아차렸을 것이다.
엄마니까.
엄마,
엄마 덕에 봄향기가 더 진하게 남았어.
고마워.
� 오늘의 비커밍 질문
누군가의 표현 없는 사랑을 받은 기억이 있나요?
지금 떠오른 그 사람에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일까요?
✍️ 미니 저널링 가이드
오늘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 한 명을 떠올려보세요.
그 사람에게 ‘내 방식’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보세요.
(예: 좋아하는 음식 챙기기, 손편지, 카톡 한 줄, 다녀오기 등)
‘표현이 서툰 나’를 탓하지 말고, 따뜻하게 관찰해보세요.
왜 어려웠는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