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로 버틴 나에게 필요한 것
혹시 당신도 저와 같으신가요?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를 자책한다.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르지?'
'왜 여태 아무것도 못 이루고 있을까?'
'다들 부지런히 앞서가는데, 나만 늘 제자리 같아.'
그럴 때마다 여지없이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의미 없는 숏츠만 본다.
이것저것 정신없이 남의 성공을 오가며 내가 해야 할 목록만 늘어난다.
그리고 또다시 스스로가 한심해진다.
나의 현실 고백
나도 다를 바 없었다.
바쁘게 살면서도 아이를 키운다는 핑계로 바쁘게 살면서도,
정작 아이에게는 온전히 다정하지 못했다.
AI도 배우고, 자격증도 공부하고, 틈틈이 독서도 했다.
운동도 시도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부업도 수없이 기웃거렸다.
그런데 그렇게 쏟아부은 내 손에 남은 건,
늘 '미완'이라는 항상 같은 결론이었다.
"난 왜 이렇게 바보 같냐.. 안될 사람인가"
이런 생각에 빠져버리면 두 가지 반응 중 하나가 나온다.
자포자기하거나 오래가지 못할 작심삼일 과몰입.
나는 특히 후자에 가까웠다.
'이번엔 진짜 한다'면서
브런치 글을 기획하고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몇 개월을 방치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나 둘 늘어난 해야 할 목록에 짓눌려서
나는 와르르 무너져 숨조차 쉴 수 없었다.
ㅁ
내가 게으른 게 아니었다.
나중에서야 내가 게으른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뇌과학에서는 말한다.
우리 뇌는 생존과 안전을 우선 시 한다는 점,
불확실한 상황과 스트레스를 맞닥뜨리면 행동이나 동기가 저하될 수 있다고 한다.
무언가 새로 시도하면 우리 뇌는 두려움과 에너지 소비를 동시에 느낀다.
그래서 익숙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바로 이 것이 '게으름'처럼 보이는 패턴이다.
이는 무능함의 증거가 아닌
'인지적 과부하'를 줄이려는 자연스러운 방어 전략이다.
나는 이런 사실들을 전혀 모른 체, 의지로만 버티고 또 버텼었다.
그러니 당연히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의지는 배신한다.
한동안 읽었던 많은 자기 계발 책에서는 한결같이 말한다.
"의지를 키워라, 루틴을 만들어라."
맞는 말이지만 나는 늘 실패했다. 왜일까?
내 상황과 체력, 환경을 무시한 루틴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지는 배신하지만 구조는 배신하지 않는다.
나는 매번 의지 다지는 대신, 내 뇌가 거부하지 않을 작은 구조를 궁리했다.
내가 만든 구조의 방식
1. 완벽이 아니라 해내면 성공이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그래서 일단 해냈다면 성공이다.
무엇이든 한 번에 잘 되는 법은 없다. 실패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저, 해냈다는 것에 축하하기로 했다.
2. 딱 한 번만 해본다.
자격증 공부도 딱 한 가지 문제만, 글쓰기도 소재만 정리한다.
아주 작게 쪼갠 행동은 오히려 더 계속하게 만든다. 거창할 필요가 없다.
이런 구조는 나 자신에게 부담을 줄이고
설령 실수하더라도 나에게 다정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스탠퍼드 대학교 행동디자인 연구소의 행동과학자 BJ Fogg 박사는
습관이 동기, 능력, 자극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다고 말한다.
동기나 의지력만으로 행동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
대신 실천 가능한 아주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고,
자주 반복하며, 그 결과에 긍정적 감정을 연결해야 비로소 '습관'이 된다고 강조한다.
즉, 사람은 큰 목표 대신, 작고 쉬운걸 자주 하면 오히려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변화는 동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성공에서 시작된다.
게으름과 화해하는 법
나는 여전히 가끔 숏츠를 본다. SNS도 한다. 지금도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예전처럼 나를 자책하며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제 알기 때문이다.
내가 게으른 것이 아니라 내 뇌가 나를 보호해주고 있다는 것을.
그 뇌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되기로 했다.
이 모든 삶의 노력들이 결국 나의 글이 되고, 또 나만의 것이 된다는 것을 믿는다.
아직도 의지를 탓하며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다면,
나만의 작은 구조를 만들어보면 좋겠다.
거창하지 않아도 한 줄의 메모라도 충분하다.
한 번만 해보고 스스로를 칭찬하면 좋겠다.
"게으름은 나를 망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또 하나의 나였다.
그러니, 오늘도 나를 조금 더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