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제야 로또를 샀을까?

심리학이 말하는 운의 원리

by 감격

기회를 몰랐던 나


로또는 사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온다.

그 단순한 진리를, 나는 왜 이제야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삶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질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무엇인가를 갈망한다.

누군가는 휴가를 떠나고, 누군가는 쇼핑을 하고,

누군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제발 좋은 일 하나만 생기게 해 주세요"라고 중얼거린다.


나는 그럴 때조차도, 로또 같은 한 방을 기대하지 않았다.





로또를 싫어했던 나


나는 결혼 전에는 특히 복권, 로또를 싫어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왜 그걸 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로또 살 돈으로 차라리 책을 한 권 사지'

'노력도 없이 한탕하려는 건 좀 아니지 않나?'라는 게 내 논리였다.

주변에서 복권이야기가 나올 때면, 속으로는 공감하지 못했다.

복권 종이 한 장에 내 인생을 맡기기 싫었다고나 할까.


그런 내가, 요즘은 가끔 로또를 산다.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했다. 나는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



5만 원의 전환점


그럼에도 운이 좋았는지 경품에 당첨되거나 하는 일이 잦았다.

"이런 당첨운 좋은 사람이 왜 로또를 안 사는 거야?"라는 말을 들었다.


어느 날 홀린 듯 산 로또 한 장. 5만 원에 당첨되었다.


순간 기뻤고 웃음이 났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마치, 작은 기회 하나를 내 삶이 열어준 것처럼 느꼈다.


그 순간, 한 줄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아, 어쩌면 1등이 안될 거란 법도 없겠구나"



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


리처드 와이즈먼 교수의 '운의 심리학' 실험은 꽤나 흥미롭다.

그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스스로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나는 재수가 없고 잘 안 풀리는 편'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같은 신문을 주며,

"신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진이 있는지 세어보라"는 과제를 주었다.


놀랍게도, 운이 좋다고 말한 사람들은 평균보다 빠르게 과제를 끝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신문 중간에 큼지막하게 적힌 문구를 그들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신문에는 43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세는 것을 멈추고 이 문장을 시험관에게 말하세요."


반면,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문구를 지나쳤다.

왜일까?

그들은 그 문장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은 명확한 결과를 보여준다.

운이 좋은 사람은 더 낙관적이고, 더 열려있으며, 더 관찰력이 있다.

우연을 우연으로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늘 세상을 스캔하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즉, '운'이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태도와 관찰력, 열린 마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로또를 산다는 것의 의미


이 글은 로또를 권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나조차 닫아두었던 '가능성'의 문을 어떻게 열게 되었는지에 관한 기록이다.


로또를 산다는 것은 단순히 종이 한 장을 사는 일이 아니다.

그건 내 안의 허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믿지 않던 것, 시도하지 않던 것, 무시했던 영역을 받아들이는 행위다.


즉, 로또는 "내가 내게 허락하는 행운의 여지"인 셈이다.

나는 그동안 너무 논리적으로, 너무 냉정하게 살아왔다.

확률을 계산하고, 의미를 분석하며, 모든 것을 계획 안에 넣어야 직성이 풀렸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사람에게 보상을 반드시 주진 않는다.

오히려 틈이 있는 사람, 여유가 있는 사람, 유연한 사람이 더 많은 기회를 얻기도 한다.


로또를 사기 시작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그건 단지 '도박'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이다.


"괜찮아, 너도 뜻밖의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어"




당신은 운을 믿나요?


삶은 계획한 대로만 살기엔 예측 불가능하다.

그러니 때때로 '운'이라는 변수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물론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지만 아무런 기대 없이 살 수는 없다.

감동도 없을 테니.


반드시 로또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라면 망설였던 선택, 하기 두려웠던 시도, 말하지 않았던 진심.

그 모든 것이 우리에게 뜻밖의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다.

운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손을 내밀어야 비로소 닿는다.




나만의 로또를 사보자.


오늘 나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1등이 아니다.

그것은 더 많은 가능성, 더 넓은 시야, 더 깊은 나에 대한 신뢰일지 모른다.


로또는 일상에서 기적을 상상하게 만드는 장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스스로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믿음이다.


오늘, 그 한 장을 사는 것도 좋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 나를 위해 '기회 하나'를 스스로 허락하는 일이다.


그것이 글쓰기든, 고백이든, 신청이든, 도전이든, 무엇이든 괜찮다.


1등이 안될 것이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으면, 가능성은 영원이 0이다.


우리 인생의 로또는, 종이 한장이 아닐지라도 모른다.

그것은 오늘 내가 선택한 사소한 '첫 행동'일 수 있다.

오늘, 나의 가능성을 한 장, 직접 써보는 것은 어떨까?


운은 움직이는 사람을 좋아한다.

가능성의 문은, 내가 먼저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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