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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균 Oct 08. 2017

논문, 제안서, 보고서를 읽기 편하게 쓰는 방법

두통없는 문장, 윤문, 작문, 글쓰기

나는 내 직업에 무척 만족한다.

그렇다고 내가 맡은 모든 일이 즐겁지는 않다.

괴로운 작업을 두 가지만 꼽으면 이렇다.

1) 의사결정 주제, 대안, 절차가 모호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수많은 회의     

2) 다른 사람이 쓴 글을 검토하는 작업   

  

오늘은 2)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먼저 핑계부터 대자면, 나는 공학계열 전공자이고 작문을 배워본 경험이 없다.

나는 내 글이 유려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읽기에 불편하지는 않다고 본다.

읽기에 불편하지 않은 제안서, 보고서, 논문, 기고문을 쓰는 내 원칙을 설명해본다.     

1) 이런 표현은 가급적 쓰지 않는다.

   것, 에 대한, 수 있는, 들, 최근 들어, 정말, 몹시, 매우, 상당히     


2) 가급적 외래어를 쓰지 않는다.     


3) 문장은 짧게 적으며, 복문보다는 단문을 쓴다.     


4) 주어와 서술어가 명확한가를 검토한다.     


다른 이가 작성한 심사용 제안서, 논문을 읽을 때면 머릿속에 위의 기준이 맴돈다.

다음의 문장을 살펴보자.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재미 팩터들을 분류하는 수많은 프레임웍들 중에서 최근 들어 정말 많이 사용되는 것들로 LeBlanc의 8분류와 Korhonen 등의 PLEX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여겨지는데, 특히 PLEX가 재미 팩터를 더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어서 더 선호하는 것이다.”     


어떤 기분이 드는가?

문장 내용이 이해는 된다.

그러나 나는 이런 문장을 접하면 울렁거림과 어지러움을 동시에 느낀다.     


위 문장에서 “에 대한, 들, 최근 들어, 정말, 것, 수 있는, 외래어”를 거둬내자.

반복되는 표현을 빼서 문장을 줄이자.

복문을 단문으로 바꾸자.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를 손보자.


그러면 이렇게 된다.     

“게이미피케이션 재미 요소를 분류하는 기준으로 LeBlanc의 8분류와 Korhonen 등의 PLEX가 많이 활용된다. 특히 재미 요소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PLEX를 더 선호하는 추세이다.”     


아름답지는 않지만 읽기 편하지 않은가?     

읽기 편한 문장을 독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저자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면 될까?

앞서 제시한 네 개의 원칙을 기준으로 문장을 다듬으면 된다.

경험이 쌓일수록 걸리는 시간은 줄어든다.     


이런 문장을 자주 마주치지 않기를 희망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재미 팩터들을 분류하는 수많은 프레임웍들 중에서 최근 들어 정말 많이 사용되는 것들로 LeBlanc의 8분류와 Korhonen 등의 PLEX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여겨지는데, 특히 PLEX가 재미 팩터를 더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어서 더 선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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