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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균 Jun 14. 2020

이야기 #2. 타인의 시선

<하이프사이클> 초단편소설집 프로젝트

김지수(MC, 이하 ‘김):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10분 핫토론입니다. 사회를 맡은 김지수 인사드립니다. 먼저 오늘 패널분들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 오른쪽은 미디어 평론가인 민서진 박사님이시고요. 제 왼쪽에는 뷰튜브(ViewTube)의 박연우 이사님, 그리고 그 옆으로 뷰튜브 매니아 중 한 분인 대학생 강희수씨가 함께 하셨습니다.


민서진(이하 ‘민), 박연우(이하 ’박‘), 강희수(이하 ’강‘):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 뭐 이제 유튜브(YouTube)의 시대는 가고 뷰튜브의 시대가 왔다. 최근에 이런 기사들도 많이 나오는데요. 그래도 아직 뷰튜브보다는 유튜브에 익숙한 장년층이 있으실 테니, 먼저 박이사님께서 뷰튜브에 대해 짧게 소개해주실까요?


박: 뷰튜브는 말 그대로 타인의 뷰(View), 즉 시선을 그대로 엿본다는 데서 따온 서비스명칭입니다. 요즘 뷰튜브에서 가장 핫한 게 데이트를 보여주는 뷰크리에이터(View Creator)들인데요. 예를 들어 남자 뷰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시청하는 사람, 즉 뷰어(Viewer)는 그 남자가 어떤 여성분과 데이트하는 모습, 소리를 그 남자의 두 눈, 두 귀로 그대로 보고 듣는 것 같이 즐길 수 있죠.


김: 그쵸. 그래서 뷰튜브의 기본 디바이스가 바로 여기 있는 뷰크리에이터용 뷰센더 그리고 뷰어용 뷰리시버 장치죠. 뷰센더는 안경과 비슷하고, 뷰리시버는 VR 고글같이 생겼네요. 뭐, 뷰센더와 뷰리시버는 시중에 수 십 종이 나와 있고요. 그런데 처음에 이런 서비스는 뷰튜브에서 어떻게 시작한 거죠?


민: 많은 분들이 뷰튜브의 시작을 뷰튜브에서 했다고 오해하시는데요. 사실은 김상균 교수가 뷰튜브를 먼저 디자인하기는 했습니다. 제가 김 교수님이 특허청에 등록했던 최초의 뷰튜브용 뷰센더 사진을 가져와봤습니다. 뭐, 지금의 뷰센더처럼 세련된 느낌은 아니지만, 바로 이 장치가 뷰튜브의 시작이었습니다. 양쪽 눈에 있는 카메라가 두 눈이 바라보는 장면을 입체로 촬영하고, 양쪽 귀에 달린 마이크가 소리를 입체로 잡고요. 또 진동도 측정합니다. 그래서 뷰센더가 바라보는 영상, 듣는 소리, 느끼는 진동을 모두 입체, 실시간으로 멀리 있는 뷰어들에게 전송하는 방식입니다.

<특허청에 실제 등록된 뷰센더 기기의 도면>

박: 맞습니다. 이 장치에 관한 특허를 저희가 인수하면서 뷰튜브 플랫폼이 시작된 셈입니다. 


김: 처음에는 주로 어떤 콘텐츠가 뷰튜브에 많이 올라왔나요.


강: 저는 뷰튜브를 초창기부터 꾸준히 봤는데요. 초창기에는 주로 국내 아이돌 그룹들이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뷰센더 장치를 착용하고 뷰크리에이터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저도 뷰튜브에 처음 가입하게 된 게 걸그룹 팬클럽 활동하다가, 멤버들이 무대에서 무엇을 보고 듣는지 궁금해서 뷰튜브를 쓰기 시작했거든요.


김: 그렇군요. 저도 아이돌 그룹 뷰크리에이더들의 콘텐츠를 뷰리시버로 몇 번 봤는데. 참 신기하고 재밌더군요. 자, 근데 최근에는 이런 아이돌 그룹보다 일반인들이 뷰크리에이터로 더 많이 활동하고 있죠?


박: 그쵸. 연예인들이 자신의 시선을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판매하던 게 시작이었는데, 그다음에는 스포츠 스타들이 뷰크리에이터로 참여하기 시작했고요. 유럽리그 축구선수들의 콘텐츠만 보려고 뷰리시버를 구매한 구독자들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앞서 예시한 대로 일반인들의 데이트, 회사생활, 취미활동, 일상 등,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이 거의 모든 시선들이 뷰튜브에서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죠.


김: 모든 것들이 송출된다. 바로 그 부분에서 뷰튜브의 성장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큰데요.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 네, 최근에 ‘은밀한 시선’이라는 뷰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뷰크리에이터가 이슈가 되고 있죠. 클럽, 카페, 대중교통들을 돌아다니면서 여성들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뭐 그런 콘텐츠입니다.


김: 힐끗힐끗인데, 그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거죠?


민: 이 채널이 명칭부터 그렇지만, 좀 관음증적 성격이 있거든요. 물론 대놓고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옷 속을 들여다보는 건 아닙니다. 뷰크리에이터는 그저 거리의 풍경을 송출한다는 건데, 이게 좀 애매한 면이 있죠. 


박: 공개된 공간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눈으로 무엇을 보고 듣는다고 해서 그게 타인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민: 에이, 그건 아니죠. 송출하잖아요. 그러면 뷰리시버로 그걸 보는 이들이 있고.


박: 뷰튜브는 아시다시피 영상, 소리가 저장되는 것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 아,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일단 좀 접어두고요. 대학생 강희수씨에게 궁금한 게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뷰튜브를 얼마나 사용하나요?


강: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하루에 대략 6~7시간은 쓰는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 콘텐츠보다는 일반인들 콘텐츠를 더 많이 보는 편이고요.


김: 하루에 6~7시간이면, 잠자고 수업 듣거나 공부하는 시간을 빼면, 뭐 밥 먹는 시간 말고는 거의 뷰튜브를 보는 셈 아닌가요?


민: 그게 문제입니다. 내 눈이 아닌, 타인의 시선을 빌려서 세상을 보는 세대가 되어가고 있어요. 내 눈으로 본다고 그게 다 내가 보는 게 아닌데...


김: 아,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10분이 다 되었네요. 늘 그렇지만, 저희는 딱 여기까지 10분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10분 핫토론 김지수였습니다.


<방송 카메라 Off>


김, 민, 박, 강: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김: 앗, 잠시만요. 민박사님 지금 혹시 뷰센더 끼고 계신 건가요? 뷰센더 끼고 방송하신 거죠? 방송 중에 뷰센더 끼시면 안 된다고 사전에 말씀드렸는데, 아 나 참.


민: 아, 그게 아무래도 구독자들이 있다 보니, 죄송합니다. 


주) 뷰튜브용 뷰센더 장치에 대한 특허는 김상균 교수가 실제로 등록하여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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