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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밭 Jan 16. 2024

아내

작고 소중해서 쓰는 그런 글

들끓는 연정은 없었지요.


하지만 매일의 아름다운 스침은

있습니다.


저는

알았어요.


연신내 롯데리아 앞에서

붉은 목도리 두른

그 소녀를 만났던 그날에,

버겁게도, 아름답게도,

그리고 몹시도 자연스럽게

다가온 그녀를요.


그녀와 꽤 오래 일 것인줄 그냥

그렇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들끓는 것 보다

매일의

작은 떨림이 어째 더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매일

얘기 합니다.


아침마다

매일, “아름답다!” 라는 경탄을요.


아직 안 믿는 것 같아

이제, 매일 합니다.


놀라서, 또 농담이라 여겨

눈 찡그려도

나는 또 좋아서 합니다.


멋쩍게 웃을 때,

 머리 속 한 구석에서

기도합니다.


“욕심인지 아옵니다만..

부디 좀 오래

여기, 이 자리에 그냥, 그냥 좀 이렇게

있게 허락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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