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에 물들다 - 시인의 맑은 영혼을 시샘하는 밤
< 별 헤는 밤 >
한 편의 소설을 읽으며
순수하고 맑은 시인 윤동주를
우물 안을 들여다보듯 바라본다.
우물 안은 차분하고 고요하다.
밤하늘의 포근한 달빛이 수면 위에 고요히 담겨 있고,
먼 길을 건너온 바람은 그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그 고요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 또한 어느새 그 풍경을 닮아간다.
그러다 맺힌 이슬 하나 수면 위에 떨어질 때,
그 울림은 비록 작지만
묵직하게 우물 안을 공명하며
마음 깊은 곳까지 이내 닿는다.
고요란 멈춤이 아니라,
그렇게 가장 작은 울림까지도 품어내는 것인지 모른다.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향기를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삶은 세상 속을 무심히 통과하는 시간이 아니라 각자의 향기를 남기며 건너가는 여정이다.
무엇으로 불리느냐보다 어떻게 존재했느냐가, 삶을 기억하게 만든다.
삶의 빛마저 보이지 않는 타국의 어두운 형무소에서도 시인이 삶이 의미를 잃지 않고 아름다울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젠가 담장 밖으로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방이 높다란 담으로 갖힌 자리에서도 자기 안의 빛과 향기를 잃지 않았기에, 그 삶은 끝내 꺼지지 않았다.
삶을 의미 있게 산다는 것은 세상을 육체로만 지나가는 일이 아니다. 영혼으로 삶의 향기를 찾아내고 그것을 지켜내는 일이다.
윤동주의 시와 삶이 조용히 가르쳐준 것은,
어둠 속에서도 자기 안의 빛을 잃지 않는
존재의 방식이었다.
지금 이 창가에
시인의 미소가 꽃잎처럼 말없이 내려와 머문다.
그 미소 앞에서 나는 묻는다.
나는 어떤 향기로 이 세상을 건너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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