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메아리 - 부족해도 행복한 이유
많은 이들이 풍요를 동경하겠지만,
내게 그것은 온전한 동경의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풍요로움이
내 삶의 결을 어긋나게 하지는 않을지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나는 평범한 삶 속에 깃든
따뜻한 순간들을 흠모한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사랑하는 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의 체온에 기대어 느끼는
그 평화로운 안도감.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
가로등 불빛 아래
어느새 훌쩍 자라난 사랑만큼이나
길게 드리운
두 사람의 그림자의 정겨움.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며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주방에서 웃음 섞인 소리를 양념 삼아
요리를 만드는 소소한 즐거움.
행여 삶을 몸으로 직접 겪어내며 얻는
이 작은 일상들을 모른 채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은 과연
무엇으로 채워야 한다는 말인가.
편암함을 누리기 보다는
조금은 부족하기에
내게 주어진 낱낱의 것들에 마음을 다해 감사하고,
내 곁을 지키는 사랑하는 이의 온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삶.
채워지지 않은 빈 공간을
주님의 은혜로 채워가며
그 평화로움을 살아내는 여정이
내게는 참된 삶으로 느껴진다.
세상의 문법으로는 이해받지 못하고
때로는 외면당할지라도
나는 이 "결핍의 온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
"주께서 허락하신 부족"이야말로
내가 주님께 더 가까이 기대도록 만드시는
가장 큰 선물이기 때문이다.
#브런치작가 #에세이 #무소유 #감사 #영성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