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크리스마스 9

샌드바 투어

by GIL

Kaneohe snadbar 투어


오늘도 아침은 컵라면과 누룽지이지만, 돌아갈 날이 얼마 안남아 새벽부터 월마트에 가서 하와이언 스위트롤과 바나나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코나커피에 들러서 따뜻한 라떼를 하나 사왔다. 커피 한 잔에 따뜻해진 마음을 갖고 돌아와 더 따뜻한 컵라면을 먹고 서둘러 출발했다.


또 쥬라기 공원을 지나(이 정도면 출근 도장 수준) 배를 타고 샌드바로 간다. 도넛과 음료를 먹고, 우쿨렐레 노래를 들으며 갔다. 아름다운 풍경 사이의 어느 바다 스팟에 멈춰서서 스노쿨링 장비를 받았다. 설명을 듣고 물안경을 끼는데, 스노쿨링을 처음 해보는 아이는 물안경이 꽉 껴서 숨을 못 쉰다고 난리를 친다. 할 수 있다고 응원하며 바다에 들어가는데, 바닷물이 차가워서 못들어간다며 오두방정을 떠느라 뒷사람들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줄을 길게 서있다. 아이들을 재촉하다가 결국 “야!” 하고 소리를 꽥 질러버린 엄마…에게 외국인 가이드분이 “엄마? 엄마?!” 하며 진정하라고 한다….아…어글리 코리안 ㅠ


결국 나만한 아이를 안고 엎고 바다로 들어갔다. 또 다른 가이드분이 바다에 빵을 뿌려주니 엄청 큰 물고기들이 몰려와서 우리 주위를 맴맴 돈다. 신기한 광경을 구경하려고 하는데 아이는 또 징그럽다며 난리를 친다. 인내심이 바닥 난 엄마는 아버지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홀로 카약을 타러 떠나 마음수련을 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아이들은 할머니와 배로 돌아가서 도넛을 먹고 나는 카약을 타며 혼자 한바퀴 돈 다음에 패들보트를 기다린다. 사실 이렇게까지 혼자라도 타겠다 생각한 이유는 이렇게 비싼 액티비티에서 아무것도 안하는게 너무 억울해서였다. 하지만 카약을 타다보니 화난 마음은 어느새 누그러들고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어느새 남편이 와서 함께 패들보트를 기다렸다. 둘이 타려니 자꾸 넘어지는 바람에 나 혼자 탄다. 겨우 중심을 잡고 일어서니 사방이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조심스럽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바다를 앞에 두고는 나의 옹졸하게 아이들을 닥달했던 몇 분 전의 내 모습을 후회했다. 사람은 왜 이렇게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사는 것일까? 생각하며 노를 젓고 있는데 “엄마?” 하며 첫째가 왔다. 첫째가 같이 타고 싶다고 해서 뒷자리를 내주고 함께 패들보트에 올랐다. 아이가 생각보다 좋아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막상 타보니까 안무섭지? 재미있지?” 했더니 “엄마~ 내가 좀 쫄보잖아~” 한다… 그 말에 엄마는 맘이 약해져서 다시 반성을 했다. 원래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아이이니 미리 유튜브로 스노쿨 하는 방법이라도 보여줬어야 하는데 내가 잘못 한 것 같다고 나를 반성하며 아이와 다시 패들보트를 재미있게 탄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아이는 금방 중심을 잡고 일어서서도 잘 타기에, 내가 자리를 바꿔주려 일어나다가 바다에 풍덩 빠져버렸다. 나도 아이도 지켜보던 가이드분도 모두 빵 터지고 나는 패들보트에서 내려서 아이이 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액티비티 시간이 끝날 때까지 패들 보트를 탔다. 아이는 패들보트를 타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인 것 같다. 오전 시간 동안에만도 이렇게 많은 오만가지 감정을 느끼고 우리는 또 같이 다음 일정을 향해 간다. 아이들을 닥달하고 몰아쳤던 내 모습을 반성하고, 아이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까를 고민한다.


모든 액티비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떡실신 예약제가 있다면 이런 거겠지?


그러나 항상 모든 문제는 부모만 떡실신 한다는 점이다.

기운이 넘치는 아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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