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by 감성의 긁적임

<주름>

고개를 넘는다.
검게 그을린 노을 등에 지고
한 세월을 또 오른다.

한 걸음
한 걸음만 더
어둠을 먹고 자란 산기슭
그곳에 내팽개쳐진 삶의 파편들
사소한 신음조차
용납되지 못한 길

일어나야지
다시 일어서야지
어미로 태어난 자에게 주어진
가혹한 운명을 가슴속으로 삼키고
그 누구도 받아주지 않아
산속을 방황하는 메아리는 홀로 적막하다.

청춘을 묻었다.
왈칵 쏟아진 눈물은
도로 눈에 욱여넣고
바람의 작은 기척에도 흔들리는
여린 새싹 바라보며
하루하루 처절히 버텨온 나날
쓰러진 고목에 걸터앉아 쳐다본 하늘은
무정히 푸르렀다.
텅 빈 날숨 한번 내뱉고
묵혀 두었던 넋두리는 다시 덮어두고서
또 하나의 비탈길을 걷는다.

먼 훗날
빛바랜 자취를 거슬러 올라
굽이진 내리막길 가만히 바라보면
다 헤아릴 수 있을까
굴곡진 고개가 새겨진
어머니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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