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

by 감성의 긁적임

<항해>

이제껏 숱한 파도를 지나왔습니다.
당신이 품고 살아온 바람과 만나
앞으로의 우리 삶은
더 굴곡진 너울로 다가올 것입니다.

우리 두 손을 꼬옥 잡읍시다.
낮은 골짜기에서도
높은 산봉우리에서도
서로의 발걸음이 다르고 호흡이 비틀어져도
당신의 손을 꼭 잡은 채
숨겨진 보석처럼
오래 보고, 자세히 보아야 느끼는
당신의 예쁜 장점들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더 아득한 곳으로 나아갑니다.
풍족한 만선이 아닐지라도
뱃머리에 흩뿌려진 햇살 한 줌에 감사하며

멀리서 잿빛 먹구름이 다가와도

내 곁에 당신이 있음에 안도하며

서로 부둥켜안고서 흘러갑시다.

그렇게

저물어 갑시다.


닻이 내려가
우리의 항해가 멈추는 그날까지
작은 들숨조차
당신으로만 채우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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