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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태 Nov 20. 2019

시애틀에서 찾은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

여행을 가야 돼 말아야 돼?


 

사실 이번 여행은 너무 많은 걱정과 고민이 앞섰다. 여행을 가도 될까? 싶을 정도로 삶의 고민이 너무나 앞섰고, 그 고민을 이기지 못해 표를 예약했다 취소했다를 반복했다. 나는 서울에서 8367km 떨어진 곳에 왔다. 네 자릿수나 되는 킬로미터를 넘기 위해서는 10시간을 꼬박 앉아 있어야 했다. 


시애틀까지 잠못이루던 밤


이 동네의 힙스러움이 너무 좋다


비행은 생각만큼 길었고 잠도 잘 자지 못했다. 몽롱한 기운이 아직까지 있다. 10시간이 지나서 떨어진 이 곳. 하지만, 이 곳의 풍경은 정지되어 있던 비행기와는 다르게, 모든 게 새로웠다. 지금 묵고 있는 숙소에서 흔히들 얘기하는 다운타운까지 걸어가던 도 중 온갖 신기한 것들을 발견했다. 힙쟁이들만 모여놓은 동네처럼 카페부터 레스토랑까지 힙이 철철 넘쳤다. 이런 게 동네의 발견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


우연히 옆자리에 시애틀에서 15년이나 살았다는 멜리를 만났다. 그녀는 주말에 친구와 함께 보내려고 서울을 방문했고, 마지막쯤에 정말 괜찮은 동네를 발견했다고 했다. 그곳은 바로 '한남동'. 내가 느끼는 한남동은 여전히 멋스럽고 따로 어딜 찾아가지 않아도 될 만큼 꽤나 괜찮은 식당과 카페들이 몰려있다. 


남의 동네가 다 멋스럽고 그런 게 이런 감정일까. 우리는 지금 있는 곳이 좋아도 남을 부러워한다. 남의 잔디가 푸르러 보인다는 말도 여행에도 잘 맞다. 박웅현이 그랬다.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3일밖에 있지 못해서라고. 내가 시애틀을 좋아하는 이유도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물가가 꽤나 비싼 동네라서 살기는 팍팍하겠지만 딱 3일 있기에는 충분한 도시다.  


결국은 최소 만족 지점을 찾는 일 


여행도 그렇고 일상도 그렇고 결국은 최소 만족 지점을 찾아야 한다. 갈 수 있는 곳과 체력은 한정적이고 시간은 더더욱 한정적이다. 그렇게 내가 가고 싶은 리스트에서 잘 고르는 게 정말 좋은 일이지 않을까. 인생도 그렇고 여행도 그렇고, 결국은 내가 선택하는 선택지의 결과다. 이번 여행은 어떻게 기억될까?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 좋았던 길이 될까 아니면 잊힌 길이 될까. 어찌 됐든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은 무척 행복하다. 다음 주가 기대되는 삶. 그런 삶을 지금 나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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