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Y Jun 30. 2022

본캐 인생

2022.2.9

요즘 연예인들은 본캐와 부캐를 나누어 활동을 한다. 방송인 유재석이 '유산슬'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을 알리면서 더욱 유명해진 용어인데 나 외의 다른 정체성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말한다. 


오늘 수요예배 말씀을 통해 하나님 나라, 권세, 영광을 말씀하시며 영화와 감독, 배우에 빚대어 설명하셨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감독되신 그리스도를 통해 배우인 나에게 맡기신 배역에 맞게 연기를 하면 되는데 연기해야 할 캐릭터가 자신인냥 살아가면 감독의 의도와 달라진다고 하셨다. 요즘 말로 하면 본캐는 하나님의 형상 가진 자인데 부캐인 여러 가지 모습이 '나'라고 착각하고 사니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번 주 강단을 통해 찾아야 할 것을 찾으라고 하시며 하나님의 형상, 생기, 에덴의 축복을 말씀하셨다. 수요예배 후에 잠깐 친구와 포럼을 했다. '우리는 뭐든지 다 해도 된다. 그러나 하루를 마감할 때, 반드시 하나님 앞으로 돌아와 예배의 축복을 누려야 한다.'라고 포럼을 나눴다. 예전에는 '나는 하나님 자녀니까'라는 생각에 뭐든 해도 된다는 말을 잘못 이해했었다. 하나님 자녀니까 방탕하고 게으르게 살아도 되고, 세상 문화에 그대로 젖어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도자의 삶을 살다 보니 달라졌다.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살아가는데 달라진 것은 하루의 시작과 끝은 말씀 앞에 돌아와 점검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확실하게 얻는 답은 '하루 24시간 동안 했던 모든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얻는 행복과 맞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쇼핑을 하면 즐겁고 행복하다. 그러나 하나님과 함께 할 때 오는 행복과 평안, 기쁨과는 비교할 수 없다. 반대로 괴롭고 아프고 힘들고 짜증 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시느냐고 원망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다. 그럴 때에도 하나님 앞에 나아와 말씀을 들으면 사람들의 위로로 채울 수 없는 안식과 평안과 자유를 누린다. 자기중심, 물질 중심, 성공 중심으로 살면 살수록 더 확실해지는 건 '나에게는 오직 그리스도만 필요해.'가 된다는 것이다. 전도자의 삶을 살면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나'가 누군지 찾아진다.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과 소통하는 생기, 풍요와 만족과 안정과 평안이 있는 에덴의 축복이 발견된다. 나에게서만 찾아지던 이런 것들이 점점 가정에서, 회사에서, 만남 속에서 발견이 된다. 그러니 말씀 안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의 정체성(본캐)은 하나님 자녀이다. 하나님의 형상 가진 자이다. 부캐는 딸, 엄마, 아내, 직원, 권사 등이 있겠다. 정체성이 확실해질수록 '딸이니까, 엄마니까, 아내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진다. 살다 보면 자만하기도 하고 낙심하기도 한다. 비중으로 따지면 낙심하고 좌절하는 때가 더 많다. 그런데 그 속에 빠지지는 않는다. '그래. 나 무능해. 그러니까 하나님께 기도하지!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능히 감당하게 하실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이 일을 저에게 주신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니 찾게 하시고, 보좌의 축복 누리며, 하나님 나라 누리고, 주께 영광 돌리는 삶으로 인도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 그러면 힘이 생긴다. 진짜 일이 안 풀릴 때도 있다. 그럴 때에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일이 분명한가 보다. 사탄이 엄청 방해하네. 그런데 괜찮아.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신 그리스도가 나와 함께 해! 하나님, 흑암이 무너지게 하시고, 이 일을 통해 영광 받아주세요.'라고 기도한다. 그러면 또 풀려간다. 


지난주에 설교집 표지작업을 하는데 잘 안 풀렸다. 금요일 하루를 투자했는데도 이거다 싶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그날 금요철야 때, '2017년도 설교집 찾습니다'라는 카톡이 올라왔다. 주일에는 '2018년도부터 2021년까지 설교집이 준비되고 있습니다.'라고도 하셨다. 사실 교정은 몇 주 전에 끝났는데 2차 디자인과 표지 작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때였다. 더 미루다 가는 문제가 생길 거 같아 억지로 표지 작업을 시작했던 거다. 이럴 때에 목사님이 강단에서 선포까지 하셨으니 부담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감사하게도 '인쇄할 시간표가 되었나 보다. 그러면 내 마음에 들던 안 들던 진행 하면 돼.'라고 가볍게 받아들였다. 오늘 말씀을 통해 점검해보니 감독되신 그리스도가 '디자이너'라는 배역을 주셨고, 역할에 맞게 나는 잘 연기(디자인)하면 되는 것이었구나. 여기에 내 무능, 게으름, 상황을 갖다 붙여 괴로워할 필요가 없구나.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전도자의 삶을 통해 치유해주신 덕분에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란 게 발견되었다. 


결국 본캐가 하나님 자녀라는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부캐로 어떤 역할과 업무를 맡게 돼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충분히 해낼 힘을 하나님이 주시기 때문이다. 이번 주 강단의 말씀처럼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살며, 자신의 능력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주신 권세를 누리며 살며, 237 나라 살리는 플랫폼이 된 '나'를 확인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작가의 이전글 유초등부 심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