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언: 본고의 목적
성경은 구약과 신약이라는 거대한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이면에 내포되어 있는 이질성과 동질성을 동시에 통찰하기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필히 구약과 신약 사이에 존재하는 실체적 이질성과 동질성을 동시에 통찰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본고의 목적은 구약과 신약이 지닌 이질적 요소들과 그 이면에 흐르는 동질적 요소들을 면밀히 고찰함으로써, 구약과 신약의 연결고리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 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2. 구약과 신약의 이질성
(1) 삼위일체: 예수의 신성과 인성
먼저 위격이라는 관점에서, 구약이 엄격한 유일 하나님 체계를 유지한다면, 신약은 삼위일체(Trinity)를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약과 신약의 하나님은 다르다는 마르키온(Marcion)의 가현설(Docetism), 하나님은 상황에 따라 여러 양태(형상)로 나타난다는 사벨리우스(Sabellius)의 양태론(Modalism), 예수는 하나님과 본질적으로 유사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는 아리우스(Arius)의 유사본질설(Homoiousios), 그리고 예수는 인간으로서 하나님의 아들로 입양된 양자가 되었다는 사모사타 바울(Paul of Samosata)의 양자론(Adoptionism)은 모두 예수의 신성 내지 인성을 부정함으로써,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부정하는 견해들이라 하겠습니다.
(2) 하나님의 임재공간과 제사형식의 변천
하나님의 임재 공간은 구약시대의 물리적 성막과 법궤(Ark) 중심에서, 신약시대에 이르러 인간의 몸과 무소부재한 영적 영역으로 그 지평이 전격 전환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구약의 가시적 짐승(양·염소·소) 제사는 신약에 이르러 예수라는 실체를 통한 내적인 예배와 미사로 그 형식이 대체되었습니다.
(3) 율법과 복음의 대조와 구원관의 차이
구약의 율법과 구별된 거룩(קָדוֹשׁ: 카도쉬)은 신약의 복음과 보편적 사랑(אָהַב: 아하바)이라는 가치와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초기 기독교의 영지주의(Gnosis)는 “영적 앎(gnosis)“을 통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불교의 해탈과 유사), 이는 믿음(faith)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신약의 교리와 큰 괴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3. 구약과 신약의 동질성
(1) 삼위(성부·성자·성령)는 동일본질
아타나시우스(Athanasius)는 아리우스파(Arianism)에 대항하여, 성부(하나님)·성자(예수)·성령은 동일본질(Homoousios), 즉 세 위격(person)에 한 본질(substance)이라는 삼위일체(trinity: Three Persons-One Substance)를 변증하며, 아리우스파의 구약과 신약의 단절성 논리를 타파하였습니다. 또한, 니케아 신조(Nicene Creed)를 통해 구약의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과 신약의 예수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삼위일체를 지지하였습니다. 이러한 정통 신학의 정립은 구약과 신약의 신관이 분리될 수 없는 단일한 토대 위에 있음을 변증하고 있습니다.
(2) 사도신경과 요한서신의 변증
사도신경 (Apostles' Creed)은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고 고난을 받은 완전한 인간(인성)임을 강조함으로써, 영지주의의 가현설을 부정하고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확고히 하였습니다. 그리고 요한 1, 2, 3서 또한 초대교회가 구약과 신약의 단절성을 주장하는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독려하며, 신약의 구원역사가 구약의 하나님 야훼(여호와)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명시적으로 변증하고 있습니다.
(3) 예수의 족보확립과 구약의 예언성취
신약(마태복음)은 아브라함으로부터 그리스도에 이르는 예수의 족보를 기록함으로써, 인류구원역사의 혈통적 연속성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즉, 신약은 구약의 메시아 조건을 수없이 인용하며, 예수가 그 예언의 성취자임을 입증하는 데 주력합니다. 이는 구약이라는 예언의 토대 없이는 신약의 성취도 존재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또 다른 구약과 신약의 강력한 연결고리라 하겠습니다.
4. 결언: 이질성과 동질성의 조화
본고는 이질성과 동질성이라는 관점에서, 구약과 신약의 실체를 비교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구약과 신약은 발생배경과 내용에서 뚜렷한 이질성을 내포하고 있으나, 그 내면에는 이를 하나로 묶는 강력한 동질성의 체계를 통해 하나의 성경으로 완성됨을 구명하였습니다.
따라서 구약과 신약의 이질성과 동질성은 서로 단절이 아니라, 성경이라는 거대한 진리를 완성하는 입체적인 조화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구약과 신약의 이질성과 그 이면의 동질성을 함께 통찰할 때, 비로소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실체적인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결론적으로, 다음의 성경말씀을 인용하면서 본고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Inspiration of God)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디모데후서 3: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