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곡선 vs 열린 곡선: 퀴즈 하나 풀고 가실게요?

by 장유철

1. 퀴즈


두 사람이 각각 자기의 양 손목에 밧줄을 묶어 밧줄과 팔과 몸이 닫힌 곡선(closed curve)을 이루고 있으며, 또한 이들을 마치 금목걸이의 고리들이 한 고리 안에 다른 고리가 꿰어져 결착된 것과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그림] 닫힌 곡선 vs 열린 곡선 참조).


자! 그러면 이 상태에서 두 사람을 연결하고 있는 이 밧줄을 끊지 않으면서, 두 사람을 분리할 수 있을까요? YES or NO?


2. 퀴즈의 정답 및 해설


이 퀴즈에 대한 정답은 “YES”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NO”라고 대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결착된 형태를 단순히 금목걸이의 고리들과 같은 완벽한 닫힌 곡선(closed curve)의 결합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금목걸이와 본 사례 사이에는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위상적 구조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즉, 금목걸이의 고리들의 결착은 끊지 않고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이 밧줄의 결착은 시각적으로만 닫힌 곡선처럼 보일 뿐, 실상은 손목을 묶고 있는 밧줄의 고리에 위상적 틈새가 내재하여, 전체 연결구조가 열린 곡선(open curve)의 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부연하면, 이 해법의 핵심은 위상수학(Topology)의 관점에서, 손목을 묶고 있는 밧줄의 고리는 위상적으로 완벽하게 닫힌 곡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밧줄은 금과는 달리 가소성이 있음으로써, 이 손목을 묶고 있는 밧줄의 고리는 열린 구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부연하면, 밧줄로 손목을 묶으면, 그때 손목을 둘러싼 밧줄 고리가 생기는데, 바로 이 밧줄 고리가 두 사람을 체결하고 있는 밧줄을 끊지 않고 분리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초가 됩니다. 즉, 이 밧줄 고리에 상대방의 밧줄을 밀어 넣으면 새로운 밧줄 고리가 생기는데, 그 밧줄 고리 안으로 손을 통과시키면 두 사람은 마법처럼 밧줄을 끊지 않고도 분리할 수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퀴즈 해법의 본질은 두 사람의 손목을 묶은 밧줄의 고리가 위상수학의 관점에서, 결코 닫힌 곡선이 아니라 열린 곡선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이 퀴즈의 메시지는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교훈을 시사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위상수학(Topology)이란 대상의 크기나 모양을 바꾸더라도 자르거나 붙이지 않는 한 변하지 않는 연속된 연결구조를 연구하는 기하학의 한 분야입니다. 예컨대, 여기서 연속된 연결구조란 찰흙을 어떻게 주무른다 하더라도 그것이 끊어지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열린 곡선 vs 닫힌 곡선


https://youtube.com/shorts/WHVmBdXqw94?si=UxeHBRlooOd6l2aO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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