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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단남 Nov 15. 2023

운전하듯 운명을 대하기

ⓒ Pixabay, Raphael Stäger


2015년도부터 운전을 했지만, 그땐 카 셰어링으로 몇 달에 한 번 정도 하는 게 다였다. 

지난 6월에 감사하게도 중고차 한 대를 선물 받았다. 연식이 좀 됐지만 잘 서고 잘 멈춰서 내 삶에 자유가 한결 늘어났다. 자차가 생기니 아무래도 전에 비해 운전하는 빈도가 늘었다.


운전 빈도가 늘어나니 사고 위험도 늘어나는 게 느껴진다. 결과적으론 큰일이 일어난 건 없지만 순간순간 '이때 이러면 사고가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뭔가 보이지 않는 수호신 같은 게 나를 보호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사고를 막아줬으니 스스로 이런 행동은 초장에 정착하지 못하도록 뿌리를 뽑으라는 그런 메시지도 함께 보내는 것만 같다. 


운전을 할 땐 늘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는 걸 평생의 습관으로 삼도록 해야겠다. 내가 운이 좋아 사소한 것 하나도 다 사고의 형태가 아니라 조심하라는 경고 정도로만 다가오고 있는 것임을 알아차리고, 감사하며, 행동의 변화, 아니 태도의 변화로 이끌어 내야겠다. 


이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자신의 책임은 부정하고 외부의 탓만 한다거나, 알아차리지조차 못한다면 그러한 운의 보호가 사라지는 순간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깨어있으란 거다. 무의식적으로 잠든 정신 상태로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나나 동승자,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생명체들까지, 그 누구든 나의 부주의로 인해 다칠 수 있는 게 운전 아닌가. 안일한 마음은 독이다.






비단 운전뿐만이 아니라 삶도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고스란히 우주에 풀어지고 어떠한 형태로든 내가 다시 돌려받는다. 그리고 내 주변 역시 반드시 그에 영향을 일정 부분 받는다. 그게 퍼지고 퍼지면 결국 온 세상을 한 바퀴 도는 것이니 말 다 했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언행에 막중한 책임의식을 가져야만 한다. 운전대를 잡은 순간 한시도 대충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인생이라는 운전대를 잡은 우리는 운전대를 놓는 죽음이라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늘 깨어있으며 책임의식을 지녀야 할 테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군자는 혼자 있을 때에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삼가고 다스린다. 그것이 신독愼獨이다. 설령 그것이 혼잣말이나 혼자만의 생각이라 할지라도 허투루 해선 안 되는 것이다. 혼자 있어도 늘 자기 자신만큼은 보고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라는 선현의 가르침을 명심토록 하자. 


스스로를 살피라는 말이 자칫 자기 자신과 세상에 지나치게 엄격하고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라는 뜻이 아니다. 엄격함과 냉담함은 동의어가 아니다. 군자에게 필요한 가장 큰 덕목은 인仁이다. 사랑과 감사. 이보다 사람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감정이 또 있을까. 감사하고 사랑을 베풀며 살면 세상은 더 따스해지겠지. 겨울철 나르는 연탄 봉사의 진짜 의의는 연탄이라는 그 물질적 가치보다도, 밖에 가만히 서있기도 추운 날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는 그 따스한 마음에 담겨 있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물질은 돌고 돈다. 새로 생겨나지도, 없어지지도 않으면서 계속 순환한다. 작용과 반작용처럼 우리가 내놓는 사랑과 감사의 에너지는 어딘가에서 우리가 받았던 것이며, 그것을 다시 풀어내면 어딘가에서 또 피어오른다. 우리가 사랑과 감사를 받은 만큼 베풂의 시야도 트이는 것처럼.



내가 내놓는 것이 나에게 결국 돌아온다. 내가 현재 지닌 생각들이 고유의 파동의 주파수를 일으켜 나의 미래를 결정한다. 내가 특정한 환경과 사건과 상황 속에 놓이거나 특정 감정에 더 노출되기 쉬운 흐름이 있다는 것을 미리 살피고 대비한다. 이것이 운명에 순응하며 동시에 그것을 이용하는 자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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