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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단남 Mar 18. 2024

甲辰年 丁卯月 두 번째 기록

[주간단남] 3월 2주 차

[주간단남] 시리즈에서는 제가 매일 아침 글명상을 했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누고 싶은 내용을 공유합니다.

발췌한 문장들은 제가 적었던 문장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맞춤법 오류, 비문 등 많을 수 있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문장은 제가 새롭게 깨달았거나 꽂혀 있는 '생각'을, 밑줄 친 문장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을 표기했습니다.



무의식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 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페터 비에리, <자기결정> 中






24.03.11 (월) 


(..)

스스로 설정한 것이라면 이렇게 인생의 길목마다 중간 점검을 할 수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러지 않으면 인간은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기 십상이다. 혹은 자신이 이것을 하려고 했던 '왜?'는 사라지고 그냥 그 행동을 하는 것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고 만다. 어느새 감정은 식어가고 족쇄가 되어버리는 지경에 이른다. 

그것을 방지하려면 늘 가슴에 품은 그 'why?'를 되새겨야 하며 최종 결과가 아니라 중간 결과를 많이 얻어내야 한다. 즉, 우리에겐 작은 승리들이 필요하다. 그 규모와 빈도에는 정답이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옳은 쪽으로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것을 스스로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면 된다.

(..)

머릿속이 복잡한 와중에도 침착함을 의식적으로 더 가져오려고 힘썼던 그 경험은 짧은 시간이지만 나를 한층 더 성장시켰음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불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끔 하고 싶은 동력을 가져다주었다. 3년 만에 완성될 분야라면 그 위상이 낮았을지도 모른다. 

늘 겸손한 마음, 내가 돋보이고자 사람들을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을 우선적으로 갖도록 하자. 자고로 사람을 대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은 그 자신이 먼저 스스로의 삶을 바르게 갈고닦아 나가야 한다. 개인적인 수행도 서서히 다시 삶의 수면 위로 끌어올려 보자.

상담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지혜는 글자가 아니라 세상 밖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 세상을 내면의 눈으로 다시금 정제하여 알아차릴 때 비로소 내면으로 흡수가 된다. 나만의 빛과 향을 가지면서.



24.03.12 (화)


(..)

무수히 많은 평행우주 중 하나를 체험하는 것이 꿈이라는 것의 존재 이유 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결국 오감이 자아내는 감각에 의한 체험일진대, 꿈을 또 다른 차원, 다른 우주에서의 경험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단 말인가? 우리의 영혼은 눈 뜨고 있을 때의 체험뿐 아니라 꿈을 통해서 시간 여행, 차원 여행까지 하면서 이 우주에서의 오감 체험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까운 미래에 VR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면 우리는 현실과 가상현실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오감에 의존해서는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아차리는 게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기억해야 할 것은 모든 것을 체험하고 인지하고 알아차리는 최상위의 '경험하는 관점'이다.

어떤 체험을 하든 그 감각을 이따금씩 떠올릴 수야 있다면야 오감의 차원에서 경험하고 있는 그곳이 어떠한들 인간은, 정확히는 그의 안에 내재된 신성은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아마 종국에는 현실과 매우 흡사한 가상현실마저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은 마음이 자아내는 반면, 가상현실은 이미 설계된 세상을 수동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를 비롯한 이 시대의 모든 인간들이 각자의 꿈에서 깨어나 비상하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각자가 처한 환경과 상황에 걸맞은 성실한 수행이 필요할 것이며, 일상이 곧 수행이 되도록 일상 수행자의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리.




24.03.13 (수)


(..)

여느 때처럼 백회혈에 침을 놓고 모닝 페이지를 쓴다. 오늘은 혈해혈도 지그시 눌러본다.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어 피를 맑게 하는 혈이다. 피가 맑아야, 그리고 잘 돌아야 우리 몸은 자신이 타고난 회복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적당한 수면과 운동, 영양, 건강한 대인관계, 사회적 책임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그중 혈자리는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 회복 및 유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날이 풀리면 다시 뜸 좀 떠야지. 곡지혈, 족삼리, 삼음교혈에 나 있던 뜸자국이 거의 다 사라져갈 정도로 뜸을 안 떴다. 예전엔 한겨울에도 환기 때마다 들어오는 찬바람을 견디며 부지런히 뜸을 떴었는데. 요즘은 만보도 게을리하고. 삶의 텐션이 좀 느슨해졌다. 다시 뜸을 활성화하고 보다 꽉 찬 루틴으로 하루를 채우자.

인생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하루하루만 충실하게 살면 그뿐이다. 그 무엇으로 채워도 괜찮으니 자기 자신을 잊고 완전히 몰입하는 나날을 보내자. 정말 그거면 과장을 조금 보태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닌 태도가 삶을 공허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설령 나중에는 자신이 치열하게 붙잡던 대상이 바뀌는 일이 생겨도 상관없다. 치열했던 기억, 그리고 그로 인한 잔향은 그다음 행보에 어떻게든 좋은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니까.

(..)

겉으로 보면 무대책으로 사는 듯해 보이는 두 사람의 행보가 나중에는 갈리는 것은 비단 성향 차이나 운(運)의 차이에서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기질과 천성에 의해 치열함을 보이는 대상과 치열한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그 사람만의 치열함의 유무일 뿐이다. 그 사람만의 즐거움이고, 그 사람만의 순수다. 절대적인 대답은 없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지 않을 때,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아닐 때, 그 사람 앞에 놓인 길은 계속해서 생겨난다. 그러니 겁먹지 말라. 또 다른 내가 지금의 나에게, 그리고 세상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24.03.17 (일)


(..)

목금토 3일을 연달아 모닝페이지를 안 썼다. 이거 지난주에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던 것 같은데. 뭔가를 알아차렸다면 그것에 완전히 매몰되어 버리는 것은 면할 수 있다는 뜻이니 한편으론 다행이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이와 관련해서 내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보다 뭔가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내 머리나 가슴은 그렇지 않더라도 몸이 원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했다는 느낌이 알게 모르게 든다는 점이다.

그 증거가 바로 마음의 평온함이다. 평온함 마음 상태는 그것이 의식적인 결과물이든 무의식적인 결과물이든 내가 바른길 위에 놓여있음을, 정확히는 내딛는 걸음걸음을 그 길 자체의 적확함 여부와 관계없이, 알려주는 지표가 되어준다. 감정이야말로 의식의 나침반이다. 이따금씩 내가 바른길로, 그것이 누구의 기준에서 바른 것인지는 차치하고서, 가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살피면 된다.

차분하고 평온함이 일상적이라면 바른길이다. 그렇지 않다면 평온함의 나침반이 향하는 곳을 찾는다. 그보다도 궁극적인 것은 현재 머무는 그곳이 어디라고 해도 평온함을 느끼는 것일 테다. 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수행이 필요하다. 한때 내가 열심이었으나 생업을 궁구한다는 미명 하에 점차 소홀해지더니 어느덧 사라진 그것. 바로 하루에 1시간씩 총 2회 명상하기다. 물론 그게 아니면 명상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매 순간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산다면 그게 곧 명상이다. 2시간을 더 하는 것은 매 순간에의 명상의 효과를 증폭시킬 따름 이리.

그것이 무엇이든 '지속성'은 본질적으로 내려놓지 않음에 있다고 본다. 일시정지는 크게 중요치 않다. 인생 전체로 보면 그 시간은 찰나에 불과할 테니. 머지않은 때에 두 시간 명상 습관을 회복할 때가 올 것이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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