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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단남 Apr 25. 2022

[주간단남] 4월 3주 차 아침 생각

22.04.17(일) - 22.04.23(토)

[주간단남] 시리즈에서는 제가 매일 아침 30분 가량 글명상을 했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누고 싶은 내용을 공유합니다.

발췌한 문장들은 제가 적었던 문장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맞춤법 오류, 비문 등 많을 수 있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문장은 제가 새롭게 깨달았거나 꽂혀 있는 '생각'을, 밑줄 친 문장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을 표기했습니다.



무의식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페터 비에리, <자기결정> 中





22.04.17 (일)


(..)

이곳도 그것을 의도했는지 곳곳에 스벅로고를 칼라 인쇄하여 붙여뒀다. 대중들이 인지도에 얼마나 마음이 동하는지를 알고, 브랜드 이미지에 편승하여 자기 업장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써 활용한 것이다. 

사실 커피 원두의 맛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일부 애호가들만이 무엇이 맛있는 커피인지를 잘 안다. 나머지 보통의 사람들에겐 사실 익숙한 것이 곧 맛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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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개인의 취향과 친숙함은 별개일 때가 많다. 낯선 곳에서 사람은 친숙한 것을 보면 호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해외여행을 가서 우연히 한국인을 보면 반가운 것처럼, 낯선 환경에서는 자신이 익숙한 브랜드, 익숙한 맛에 쉽게 이끌리는 것이다.

(..)

이와 같은 사실은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의 상당 부분이 비이성적이며 감정에 크게 좌우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인정하는 수준보다 어쩌면 훨씬 더 감정적인 동물일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일찍이 알고 긍정적인 쪽으로 풀릴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애써 부정하며 자신만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정만을 내리며 산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사람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의외로 후자보다 전자에 더 많다.

(..)

흔히 인간과 인공지능(AI)를 비교할 때 창의성의 유무로 그것을 구분하곤 하는데 과연 그럴까. 이미 소설 같은 창작의 영역마저도 AI가 그 패턴을 읽고 분석하며 무서운 속도로 뒤쫓아 오고 있다. 인간이 기계와 구분되는 '최후의 보루'는 감정에 있다. 감정은 생명체만이 지닌 유일한 특징이다. AI가 감정을 흉내 낼 순 있을지 몰라도 만들어내거나 느낄 수는 없다. 인공 지능이라는 단어의 생김새에서부터 이미 인간이 칭송하는 논리력, 사고력, 기억력, 학습력 등의 이성의 영역, 좌뇌의 영역에 초점을 맞춰 탄생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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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쭙잖게 AI가 훨씬 잘 하는 영역에 자존심 부리며 끝까지 남아있다가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하리라. AI 에겐 의식도, 영혼도, 감정도 없다.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그것의 가치를 이제라도 알아보고 그것을 개발하는 삶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의식과 영혼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행위라면 뭐든 미래를 대비하는 행동인 셈이다.




22.04.19 (화)


(..)

MBTI가(혹은 기타 여러 성격유형검사들이) 꽤 정확하다고 사람들이 믿는 이유는 첫째, 다른 사람들이 믿기 때문이고(군중심리), 둘째로는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모습에 대해 답을 한 것을 바탕으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에 있기를 밖에 나가기 보다 좋아하느냐 묻는 질문에 'yes'라고 본인이 답을 하여 정보를 순순히 제공해 놓고서는, 당신은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해석을 받아보고 '오, 대박 완전 나야!'라고 말하는 격이다. 어찌 보면 우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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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자기 자신에 대해 그런 식으로 연역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볼 겨를이 없이 살았기 때문에, 그래서 간단한 몇 가지 질문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꽤 그럴싸하게 찾게 도와주는 그와 같은 도구가 인기를 끈 것이 아닐까? 어디선가 그런 얘기를 들었다. 바쁜 현대사회 속에서 나 자신이 아닌, 어느 집단의 어떤 직책으로만 존재하다 보니 자기 자신과 대화할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에 대해 알고자 하는 니즈가 알게 모르게 발달해 있다고 말이다. 

(..)

자신에 대해 알려주는 것을 출발점으로 시작하여 결국엔 스스로 주체적인 사고를 갖는 것.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게끔 해주는 컨설팅은 앞으로 굉장히 큰 빛을 발할 영역이 될 것이다.




22.04.20 (수)


(..)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그저 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 

(..)

잉크가 부드럽게 술술 나오자 이제야 손에 힘이 조금 빠지기 시작하는구나. 힘 빼는 데만 3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언가를 함에 있어 불필요한 것을 줄여나가고 필요한 것만 남기는 데에는 꽤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

사람들이 조언과 충고에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 배경에는 조언을 하는 사람이 조언의 원래 취지를 상실되게끔 했기 때문이다. 조언은 일차적으로 상대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조언을 해주는 당사자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일방적으로 전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것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그 조언이나 충고가, 그것을 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상대를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의 고민이 거슬려서,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좋지 못한 기운을 빨리 제거하기 위해서, 혹은 자신의 지혜와 현명함, 슬기로움 등을 자랑하려고(그런 마음을 품었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이 그런 소양과는 거리가 멀다는 역설이 작용한다) 등등. 조언과 충고 뒤에 숨은 '자기 위안'은 절대로 상대를 위한 마음이라고 볼 수 없다. 

(..)

위와 같은 2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빠진 것이 오늘날 충고와 조언의 대부분을 이룬다. 그것이 조언과 소위 말하는 '꼰대'가 동일시되어버린 결과를 낳았다. 물론, 지나치게 자신에 대한 관심과 이런저런 개입을 모두 싸잡아 꼰대라고 지칭하는(그럼으로써 그렇게 편협한 마음을 갖는 것이 꼰대의 첫 출발점임을 정작 모르고 있는 모순을 범하는 것을 본인만 모르는 결과를 낳는) 것도 문제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 난다고, 왜 그렇게 조언하고 참견하는 꼰대에 예민해진 문화가 생겨나게 된 건지를 다 같이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22.04.22 (금)


(..)

인종과 국경을 초월한 보편성을 띤 감정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인간이란 존재의 개별성은 몽땅 무시하고 그런 보편성에만 의거하여 상황별 감정을 세팅하는 것은 획일화에 가깝고, 과장을 조금 보태면 세뇌라고 할 수도 있다. 누군가 성공하면 (성공이란 정의마저 답이 있는 것처럼 정해둔 게 문제지만), 축하하고 기뻐할 일이고, 실패하면 당사자는 좌절과 낙담을 느끼는 것이, 주변인들은 연민과 안타까움, 동정 등의 마음을 담아 위로를 하고자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정해져 있다. 

마치 우리가 로봇이고 그렇게 프로그래밍 된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것만 같다. 다수가 따르는 길을 그저 따르도록 프로그래밍된 존재가 많아진 덕분에 인간은 집단을, 나아가 문명과 사회를 이룰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는 소수의 개인들이 의아함을 느끼더라도 자신이 소속된 집단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남과 다른 특이한 점이 있고, 그것이 문제라고 여기게끔 하기 딱 좋다.

(..)

무기력에 시달리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의식이 늘 현재가 아닌 다른 곳에 가 있기 때문이다. 의식을 단단히 붙들어 메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것이 삶을 살면서 늘 기본적인 우선순위에 놓여있어야 한다.

(..)

이것은 고행의 길이 아니기에 노력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도 낯간지럽다. 이는 우리를 고통이 아니라 평온한 지복의 경지로 데려다준다. 실존하는 실체 위에 두 발을 딛고 존재하는 것. 그것만큼 생명체라는 존재를 평온한 상태에 머물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주간단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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