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의 맥주

#158

by 갠드무


뭐.. 이건 좀 유명한 이야기라 다들 알 거 같네요.


대학 강의실에서 교수가 학생들 앞에 큰 통을 놓고, 골프공을 담고는 통이 다 찼냐고 물어보고, 학생들이 그렇다고 하자 웃으며 골프공 사이로 자갈을 넣고 통이 다 찼냐고 물어보고, 또 모래를 담아 통을 가득 채운 후 다 찼냐고 물어보고, 마지막으로 맥주를 부어서 가득 채운다는 이야기요.


그 이야기의 결론은 어안이 벙벙해진 학생들에게 교수가 골프공은 가족, 건강, 친구와 같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뜻한다 하고, 자갈은 직업, 차, 집 같은 일상적인 것들, 그리고 모래는 그밖의 일들을 뜻한다고 하면서 시간을 가족과 같이 가장 소중한 것에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뭐 그런 것이에요.


조금 더 부연하면, 만약 모래나 자갈로 통을 먼저 채우면 골프공을 채울 수 없는 것처럼 시시껄렁한 일에 시간을 먼저 쓰면 가장 소중한 것에 시간을 못 쓴다는 거지요. 그래서 가장 소중한 것에 시간을 먼저 쓰라는 거에요.


그럼, 맥주는 뭘까요? 모래로 가득 채워도 맥주가 들어갈 공간은 있다는 건 아무리 바쁘고 고달프고 시간내기 힘들어도 친구와 맥주 한잔 할 정도의 시간은 늘 있다는 말이지요.


그 이야기의 핵심은 맥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군요.


아무튼 이 이야기,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하지요?

다들 알만한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 페이스북에 이 글이 공유되는 걸 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있는 공간이 한국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신성한 대학 강의실에서 훌륭하신 교수...님께서 맥주를 꺼내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딸 수 있었을까요?


대학교를 졸업한지 너무 오래 되서 사실 요즘 대학 분위기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요즘이라고 그래도, 강의실에서 맥주를?

선뜻 그려지지 않는 풍경이군요.


굉장히 열린 마음을 갖고 권위 따위는 생각지 않는 교수님이라면 충분히 강의실에서 맥주를 꺼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교수님께서 맥주캔을 열고 거품이 흘러 후르릅~ 하고는 통에 붓는데 하필 후르릅~ 하는 모습을 학생들이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그걸 학교 게시판에 올리고 SNS에 공유하면 어느 순간 총장님께서 그 교수님을 불러 개별 면담을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좀 심한 측면이 있는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저에게 교수님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맥주 뿐만 아니라 소주 막걸리 등등등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고 싶네요.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누가 좀 시켜주세요~


:-p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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