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일하는 곳 가까이에 공원이 있다.
근처 직장인들과 주민들, 학생들, 타지의 관광객들이 어울어져 늘 만원인 그곳은 혼자인 사람도 있고, 짝지와 함께인 사람도 있고, 삼삼오오 그룹으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은 늘 공원의 실개천을 따라 걷는다.
물론, 군대의 열병처럼 오와 열을 칼같이 맞춰 걷지는 않지만,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은 대개 일정한 열을 이루고 간다.
이들이 몇명이냐에 따라 실개천 옆 길을 차지하는 너비가 달라진다.
실개천 옆 길을 걷는 사람들의 속도는 저마다 다 다르다.
빨리 가는 사람, 느리게 가는 사람도 있고, 아예 안가는 사람도 있다. (안 갈거면 왜 나와 있는 걸까?)
그 속도의 차이 때문에, 앞서 걷는 사람들을 추월해 가야 하기도 하는데, 실개천 옆 길을 너무 많이 차지하면, 지나갈 수 있는 폭이 좁아져서, 어쩔 수 없이 실개천의 흙을 밟거나 반대편 잔디를 밟아야 한다.
오늘 내가 그랬다.
그러니까, 아마 12시 반 쯤이었을 것이다.
늘 그랬듯 근처 아무 식당에서 허기를 달래주고 돌아오던 길 습관처럼 공원을 들려 걸었다.
나와 같이 다니는 선배는 걸음이 빠르다.
거기에 맞춰 나도 덩달아 걸음이 빨라지고 있었고, 바로 앞에서 열을 맞춰 걸어가는 서너명을 추월해야 했고, 그래서 실개천 쪽 흙을 밟아야만 했다.
그 때 보았다.
둘이 함께 헤엄치는 물고기 커플!
속도를 맞추기 위해 앞서 가던 물고기가 기다려주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돌고래 같은 류를 빼면 물고기는 지능이 참 낮은 동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옆의 짝을 기다리는 건 지능과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물고기도 함께 헤엄치는 짝을 기다릴 줄 안다.
함께 가는 짝이 좀 더디거나, 방향을 잘 못 잡거나, 감정이 천천히 바뀌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데, 성격 급한 나는 그런게 잘 안된다.
물고기도 기다릴 줄 아는데 말이다.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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