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너를 나와 잇고 너는 나를 잊고

by 갠드무

농담처럼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아주 가끔 한번씩 생각이 나요.

그 기억을 끌어내는 연결고리가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거리를 걷다 우연히 마주치는 간판이기도 하고, 일하면서 보는 A4 용지에 인쇄되어 있는 알파벳의 조합이기도 하고, 운전하다 듣는 노래의 특정 음정의 목소리이기도 하겠죠.


그게 뭐든, 어쩌다 기억이 나면 농담같던 그 시절의 기분을 잠깐이나며 엿볼 수 있어 좋습니다.

그 시절이 돌아오지 않아 아쉽긴 해도, 잊지 않고 있으니 그게 힘이 되어 지금을 살아갈 수 있잖아요.

그러고 보면 살면서 겪는 모든 순간이 다 의미가 있는 것 같네요.



여기까지 생각하고 잘 마무리 하면 좋은데, 어쩌다 간혹 나쁜 버릇이 튀어 나옵니다.

나는 잊지 않고 있는데, 너는 잊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버릇이요.

떠오른 그 기억이 나에게 힘을 주고 끝나야 하는데, 비교해버리는 그 나쁜 버릇 때문에 힘이 빠져 버려요.


그렇게 되면 자기만 손해이니...


좋은 기억은 잇고

나쁜 버릇은 잊고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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