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초밥

#219

by 갠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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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와 검지,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을 까딱 거려봅니다.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고 손가락 사이사이와 손톱 밑까지 닦습니다.

부드럽지만 약간 까실한 하얀 타올의 굴곡 속으로 손가락 하나씩 넣고 섬유의 오톨도톨함을 느껴봅니다.

물기가 살짝 남은 양손을 맞잡고 손의 온기를 확인합니다.

오슬오슬 지어진 밥으로 세 손가락을 푹 꼽습니다.

손를 휘저어 스쳐지는 밥의 온기가 상큼한 초산이 잘 베어들만한 따끈함인지 살펴봅니다.

손가락의 관절을 접어 밥을 덩어리로 집어냅니다.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에 밥 알갱이가 놓여지는 걸 느끼면서 적당한 양인지 가늠합니다.

다른 손의 두 손가락으로 세 손가락에 받쳐진 밥을 살짝 누릅니다.

두 손가락과 세 손가락 사이의 밥이 작은 타원형이 되도록 움켜 쥡니다.

밥 알갱이의 곡선이 오들오들 살아나도록 손목과 손가락의 힘을 조절합니다.

이제, 누런 황토빛 유부 주머니로 하얀 타원형의 밥을 넣습니다.

그리고, 햐얗게 반짝이는 접시 위에 올려놓습니다.


그는 접시로 살짝 반사되는 밥알갱이의 빛깔을 바라보며 손님의 미소를 떠올립니다.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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