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238

by 갠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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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손을 잡던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구름으로 만들어진 것 같았어.

걷고 있었지만 하늘을 날아가는 것 같았지.

그날 내 온 몸의 털과 머리카락은 피부와 닿기를 거부했어.

소름과는 전혀 다른 기분, 니가 나눠준 정전기가 온몸을 타고 돌아서 그랬나봐.

마치 오래된 플라스틱 빗으로 머리를 빗어서 머리카락이 붕 뜨는 것 처럼 말이야.

다행이었던 건 난 머리가 짧아서 머리카락이 붕 떠도 티가 나질 않았다는 거야.

너도 나 같은 기분이었다면, 너의 그 긴 머리카락이 둥둥 떠버릴 것만 같았지.

이제와 생각해보면 우습지만, 그때 사실 난 니 머리가 붕 뜰까봐 걱정했었어.


그래, 그럴 때가 있었어.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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