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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와 크리스마스의 탄생

#397

by 갠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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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웃음을 너무 좋아하는 크리슽신 (God of Christ).
하지만, 무섭게 생긴 모습 때문에 아이들 앞에 나타날 수 없었습니다.
크리슽신을 본 아이들은 열이면 열 다 울음을 터트렸기 때문이었죠.
아이들의 웃음을 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하루하루가 허탈한 크리슽신.
어느 날, 크리슽신은 풍성한 수염을 가진 한 노인 앞에서 아이가 수염을 만지며 웃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크리슽신은 그 비결이 궁금했죠.

어떻게 아이들을 웃게 합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해주면 됩니다."

그럼, 아이들은 어떤 것을 좋아하죠?
“선물을 받는 걸 좋아합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렇죠”

노인장, 이름이 어떻게 되시오?
“크로스라 합니다.”

크로스, 아이들이 부르기엔 좀 길군요.
“별명은 산타 입니다. 산 타는 걸 좋아하거든요.”

산타 크로스, 그럼 내 대신 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겠소?
“글쎄요. 나이 들어 몸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힘든 일은 하지 않습니다.”

나는 전지전능한 신이오. 선물을 나눠주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면 영생을 보장해주겠소.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조건이 있습니다.”

감히 신 앞에서 조건을 붙이다니, 겁이 없는 것이오?
“이제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죽는 게 두렵지 않은 나이가 되면 무서울 게 없지요.”

정말 겁이 없는 노인일세. 말해보시오.
“제 분신을 마음 껏 만들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하루만에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

선물을 전해주기 위한 조건이라니, 그런 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소. 그럼 이제,
“조건이 또 있습니다. 제 명의로 된 선물 공장을 만들어주십시오.”

선물 주기 위해선 당연히 선물을 만들어야 겠지요. 좋소. 그럼 이제,
“또 조건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들키지 않아야 선물을 받고 더 좋아할 것입니다. 그러니.”

투명 인간으로 해달라?
“예, 그렇습니다. 선물을 전해주기 위해서 입니다.”

또 있소?
“선물 배달을 위해 날아다니는 탈 것이 필요합니다, 또, 어떤 문이든 통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사는 집이 잠겨 있으면 선물을 전해 줄 수 없으니까요.”

욕심 많은 인간 같으니.
“저는 지금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노인일 뿐입니다."

크리슽신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투명 인간이 되는 것과 어떤 문이든 통과하는 능력은 신들에게만 허락된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이들의 웃음이 너무 그리웠던 크리슽신은 산타 크로스의 조건을 모두 들어주기로 합니다.
다만, 단 하루만 가능하도록 했어요.

산타 크로스가 마법같은 능력을 발휘하게 된 그 날,
훗날 사람들은 그 날을 크리슽신(God of Christ)의 이름을 따 크리스마스(Christmas)라고 불렀습니다.

#395, #396에서 이어지는 글 입니다.

#fiction
#내맘대로산타이야기재해석 #나쁜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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