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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갠드무 Sep 07. 2017

외계인과의 대화

#655

A: 사랑이 뭘까?

B: 많이 좋아하는 거.

A: 그게 다야?

B: 간단히 말하면 그렇다는 거지. 복잡하게 설명하려면 끝이 없겠지만.

A: 일리있는 대답을 들었지만, 성이 안차네.

B: 그럼, 음, 너 고기 좋아하지?

A: 어, 좋아해.

B: 많이 좋아해?

A: 환장하지.

B: 왜?

A: 맛있으니까.

B: 그럼, 끝없이 먹을 수 있어?

A: 어떨 땐 끝없이 먹고 싶을 때도 있지만, 배부르면 못 먹지.

B: 좋아하는 것들은, 고기처럼, 아무리 좋아해도 한계가 있는 법이잖아.

A: 음, 그렇지. 근데, 사랑은?

B: 끝이 없지.

A: 그렇지만, 사랑은 식잖아.

B: 그건 덜 좋아해서 그런거고. 사랑인 줄 알았는데, 사랑이 아니고 그냥 유전자에 숨겨진 생물학적 본능이 나타났던 것일 뿐이지.

A: 그럼, 진짜 사랑이라면 끝이 없다?

B: 그렇지.

A: 흠. 그게 맞다면, 난 아직 사랑을 못 해봤네.

B: 아마 왠만한 지구인들은 못할거야.

#fiction #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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