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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갠드무 Mar 11. 2018

생각 물질

#840



생각을 물질로 만들 수 있다면, 그래서 그 이름을 생각 물질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의 생각 물질은 모두 다 다를 것이다.
이 생각 물질은 서로 비슷할 수는 있지만, 똑같은 물질은 존재할 수 없다.
물론, 비슷한 생각 물질을 모아 하나의 물질군으로 분류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물질군이 각각의 생각 물질을 완전하게 대표하지는 못한다.
생각 물질이 똑같을 수가 없다는 건, 사람의 숫자 만큼 생각 물질이 다양하다는 말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와글거리는 게 당연한 이유다.
_
그런데 이 생각 물질은 농도가 여러가지다.
그리고 진한 생각 물질과 옅은 생각 물질이 섞이면 진한 생각 물질에 비슷해져 버린다.
그래서, 섞으면 섞을 수록 조금씩 와글거림이 줄어든다.
와글거리는 게 당연한 건데, 단지 진하다는 이유 때문에 그걸 억제시켜버리는 것이다.
진한 생각 물질들은 그렇게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당연한 것처럼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와글거림이 줄어들다가, 조금씩 똑같다는 착각이 들게 끔 한다.
_
진하다는 이유로 똑같다는 착각을 들게 하는 게, 종교, 정치, 사상 같은 것 아닐까?
그리고 종교, 정치, 사상 같은 진한 생각 물질들에 옅은 생각 물질들은 섞여야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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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에세이


http://www.instagram.com/gand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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