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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Jul 05. 2017

달팽이 목사의 신앙 읽기를 시작하며

# 프롤로그

코뚜레


시골집 흙담에 걸린 코뚜레, 마침 집을 지으며 지주를 삼은 기둥들이 십자가 모양을 닮았다.

마치 나는 '꼬뚜레'에 걸린 소처럼, 끊임없이 목사직을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1995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지금까지 하나님의 강권에 의해 질질 끌려오고 있는 중이다.


이젠 나도 자유의 몸이길 포기했으며, 법적으로 은퇴할 나이가 되기까지는 이 길을 갈 것이다.


내게 주어진 멍에, 그것은 오로지 나만이 오롯이 질 수 있는 것이다.
그 누구도 나의 멍에를 대신 지고 갈 수 없다.
그러나 그 멍에는 사실 쉽고 가볍다.


제주도 종달교회(2001-2006년 시무)


첫 담임목회지였던 제주도 종달교회, 여기서 나는 '달팽이 목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곳에서 텃밭을 가꾸며, 제주의 야생화를 담으며,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었던 일상의 이야기들을 엮어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는 자연 산문집을 처녀작으로 낸 까닭이다.


천천히,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그 이후 출판사의 제의로 신앙의 언어나 종교의 언어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몇 권의 산문집과 동화집을 냈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보다>, <희망우체통>, <내게로 다가온 꽃들 1,2>,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그것이다.  


신앙적인 내용을 담은  <365일 들꽃 묵상집 -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이 유일한 신앙 관련 서적이라면 서적이고, 나머지 신앙적인 내용들은 머릿속과 이런저런 원고들 속에만 차곡 거리며 쌓아두었다.


신앙이란,
사랑처럼 변하고 때론 변질되기도 하므로 삶의 임계점 앞에서의
신앙고백이 아니라면 위험할 수도 있다 생각했다.
종달초등학교에 있는 팽나무
그런데 복잡하기가 저 팽나무의 잔가지처럼 복잡한 신앙의 이야기가 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마침내 뿌리에 닿있으므로 간단명료하다는 것을 조금은 깨달았다. 너무 늦은 깨달음 인지도 모르겠으나, 소신대로 말해도 별로 걸림돌이 없는 나이가 되기도 했고, 더는 누구의 눈치 보지 않고 이야기를 해도 될 나이 정도는 되었기에 조금씩은 신앙 이야기를 풀어가도 되겠다 싶었다.


맨 처음에는 충격요법을 줄까 생각도 해서 '날라리 목사의 성경 읽기'라는 매거진 제목을 달기도 했지만, 친구들의 조언을 얻은 결과 현직에 있을 때에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기에 조금 부드럽게 나아가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하여 기왕에 불려지던 별명 '달팽이 목사'를 살리기도 했다. 그런데 성경 읽기가 아니라 신앙 읽기다. 나는 학자는 아니고, 결국 성경은 신앙으로 살아질 때 의미가 있는 것이므로 신앙 읽기가 맞다고 보았다.


교회도 많고,
구원의 확신에 가득 찬 신앙인도 많으시고,
성령 충만하신 목사들도 많고, 똑똑한 신학 선생들도 많으신데
이상한 일이 너무도 많다.

이 매거진을 시작한 이유다.

#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댓글 달아주십시오. 성심껏 고민해보고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s://www.facebook.com/wiidplant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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